류수노 前 방송대 총장의 멈추지 않는 도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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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노 前 방송대 총장의 멈추지 않는 도전의 삶
줌인 퇴임 후에도 연구와 자기계발, 농업발전에 매진 등 후진에 귀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10.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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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노 박사(전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사진/ 홍용학 기자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국립대 총장에 오르기까지 30여년간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거듭한 류수노 박사는 퇴임 후에도 연구와 개발을 멈추지 않는다. 끊임없는 도전의 삶을 살고 있는 그를 통해 오늘 이 시대를 향한 메시지를 들어 보았다.

방송통신대 출신 최초의 총장이 되다

국가 인재풀 시스템인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4위를 차지한다. 이는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교한 원격대학, 한국방송대의 90만 동문이 각자의 자리에서 학교를 빛내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중 류수노(65) 농학박사는 방송대 출신이면서 모교의 교수로 재직하다 총장까지 역임한 인물로 주목받는다. 기자는 지난 2월에 총장직을 이임하고 휴식기를 갖고 있는 류수노 박사와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쉬면서도 자서전 ‘흙수저의 꿈’과 ‘디딤돌 60년’을 쓰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류 박사는 전운이 채 가시지 않은 1956년, 충남 논산에서 10남매 중 여덟째로 태어났다. 그는 한 반에 100명 가까운 국민학생들이 3부제 수업을 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공부하며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고 야산을 개간했다. 폐허와 같은 대한민국을 일으킨 세대인 만큼 그 삶은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실패를 딛고 도전을 거듭하면서 9급과 7급 공무원을 거쳐 방송대에서 학사를, 충남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사로 일하는 동안에는 일본과 미국으로 국비유학도 다녀왔다. 방송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방송대 교수로 임용되었던 그는 61세 나이에 모교를 ‘좋은 대학을 넘어 위대한 대학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방송대 제7대 총장이 되었다.
 

(상)2018년 3월, 한국방송통신대 류수노 제7대 총장 취임식 모습
(하)벼 품종 개발을 위해 학생들과 수정작업을 하고 있는 류수노 박사

방송대법 제정과 박사과정 개설의 주역 

류수노 박사는 농사꾼의 길을 가길 바라셨던 부모님의 뜻을 저버리고 교육자가 되었지만 농사경험 덕분에 농학박사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141편의 쌀 관련 논문을 쓰고 국내·외 특허 21개를 보유한 그가 개발한 9개의 벼 품종 중 항암효과가 있는 ‘슈퍼자미(紫米)’와 비만, 당뇨 억제 효과가 있는 ‘슈퍼홍미(紅米)’는 벼 육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 박사는 “벼꽃이 피는 새벽 6시부터 농사일을 했지만 쌀의 유기적 시스템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일산 암센터 암연구 과정을 거치며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일반쌀에 비해 식후 혈당을 27% 낮춰주는 슈퍼자미와 슈퍼홍미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특허기술 이전료 1억원을 장학재단에 기탁한 그는 “치열하게 노력해 얻은 것이니 가치 있는 곳에 쓰여야 하지 않겠냐”며 웃었다. 
총장 재임 4년 동안 방송대의 발전을 위해 진력해 온 류 박사는 방송통신대법 제정(2021.7)과 지난달 방송대 박사학위 취득 법률안 의결(2022.9)을 이끌어냈다. 이제 방송대는 국내 국립대인 서울대, 인천대에 이어 특별법을 갖춘 세 번째 대학이 되어 국립 원격고등평생 교육기관으로서 지위를 갖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갖추게 되었다. OECD 국가 대부분의 방송대에 개설되어 있는 박사과정이 마침내 한국방송대에 개설된 것도 류수노 박사의 끈질긴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실패 많았지만 그것이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류수노 박사는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통계에 의하면 국내 100세 이상 노인 인구는 7961명이다. 2020년 기준, 남자 평균수명은 80.5세, 여자는 86.5세다. 빠른 의료기술 전파와 건강한 식생활, 높은 교육열로 인해 늘어난 평균수명은 2~3년 내에 현재 1위인 일본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명이 길어진 만큼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고 배움을 지속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속에 무력해지는 젊은 세대를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가나 공화국 방문 경험담을 전해준 그는 “11시에 식당에 간 직원들이 2시간 30분간 점심식사 하는 것을 보았다. 유학시절 12시부터 2시까지 빵을 먹으며 강의를 들었던 미국과는 판이한 모습이었다. 시간과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이 결국 후진국과 선진국을 만들듯이 같은 세대를 살아도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고 전했다. 이어서 “내 삶은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다. 하지만 그 실패는 또 다른 길의 출발점이 되어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류수노 박사는 지난 10월 16일까지 개최된 ‘2022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에 참석해 식물의사의 필요성을 발표했다. 그는 “식량과 원예 및 사료작물에 사용되는 농약의 양과 부작용을 알리며 식물의사의 필요성 및 농약 규제안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능성 쌀 등록에도 박차를 가해 식생활 개선을 통해 인류에 건강한 삶을 제공하고자 임상실험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송미아 차장대우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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