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청년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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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청년의 장례식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10.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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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장례지도사로 10여년간 일하면서 많은 장례를 치렀다. 그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장례는 순리대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극단적 선택을 하여 죽음을 맞이하는 장례이다. 
얼마 전에도 한 청년의 장례를 치렀다.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다니는 29세의 젊은 청년이 한강에 투신한 것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회사 직원들을 장례식장에 얼씬도 못하게 하는 거로 봐서 아마 회사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유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에게는 부모와 가족이 있고 친구들도 많았다. 그런데 그들의 마음에 평생 안고 갈 고통을 준 것이다. 극단적 선택을 한 그 청년의 죽음을 보면서 남아 있는 사람들의 고통이 더욱 커 보였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 죄책감, 무관심했던 마음, 조금만 더 이야기를 나누었더라면 하는 후회… 장례를 치루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생각났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아무리 손을 써도 소용이 없거나 너무 늦었다는 뜻이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전하고 싶다. 죽음으로 가기까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혼자서는 그 어두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 평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멘토나 지인이 있다면 인생이 더 밝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동배 장례지도사/ 현진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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