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음악인으로 세계를 누비는 발달장애인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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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음악인으로 세계를 누비는 발달장애인 아티스트
줌인 음악을 통해 장애를 넘고 일반인과 소통하며 자립기반을 구축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10.0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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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팝밴드 ‘그랑그랑’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교육과 고용 관련 다양한 지원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발달장애인 예술인으로서의 입지를 마련하고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트위캔(ArtWecan) 소속 음악인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발달장애인 25만명, 직업재활정책 시급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국내 등록 발달장애인은 25만 2천명이다. 전체장애인 증가율 0.8% 대비 3.3%의 가파른 증가율을 보이는 발달장애인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직업재활정책이 시급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발달장애인 문화예술협회 아트위캔은 발달장애인들이 음악을 매개로 일반인과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며 자립기반을 구축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13년 아트위캔을 설립한 왕소영(56) 대표는 이태리 ‘야코포 토마디니’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성악가와 뮤지컬·오페라 가수로 활동했다. 이후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등에서 공연전문가로 두각을 나타낸 그는 뛰어난 행정력과 인맥을 고스란히 발달장애 문화예술분야에 접목해 장애인 예술인을 대거 발굴·육성하고 있다. 
왕 대표는 “IQ 70 이하를 발달장애인이라고 하는데 아트위캔은 연주가 가능한 17세부터 42세까지 지도하고 있다. 클래식팀, 국악팀, 팝밴드팀 발달장애 음악인으로 구성된 연주단은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독주회, 릴레이 콘서트 등 매년 80회 이상의 공연을 진행한다. 더불어 초·중·고·대학교 및 기업 초청 공연도 부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유수의 교수진이 가르치는 발달장애인 전문 음악 아카데미 운영과 연습실 대관사업을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서 충분한 매출을 발생시키며 10년 동안 꾸준히 발전해왔다”고 전했다. 
 

아트위캔 헝가리:크로아티아 국제교류공연단의 출국 전 모습 | 아트위캔 왕소영 대표

해외 공연을 통해 한국 장애예술인 실력 과시

발달장애인의 사회적·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노력한 아트위캔은 2020년 안마의자 기업 ‘바디프랜드’, 자회사 ‘프랜드미디어’와 관리위탁 계약을 맺어 16명의 발달장애인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4명의 음악인도 문화예술기관연수단원으로 고용, 아트위캔이 직접 월급을 주고 있다. 
국제교류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16년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6개국을 방문한 공연단은 올해도 한-크로아티아 수교 30주년, 한-헝가리 우호통상항해조약 130주년 기념 공연 차 헝가리와 크로아티아를 다녀왔다. 특히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인 팝밴드 ‘그랑그랑’은 버클리음대 출신 김한국 교수의 전문적이고 세심한 교육으로 탄탄한 연주실력을 선보여 어디를 가든 청중을 사로잡는다. 팝밴드는 36개국 350여명의 장애음악인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뉴욕 글로벌 장애음악단체 ‘CAN-DO MUSOS’에 처음으로 태극기와 함께 음악인들의 이름을 등재했다. 장애예술인의 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왕소영 대표는 단원들의 외모를 빛내기 위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옛말에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벗은 거지는 못 얻어먹는다’고 했다. 전문 예술인인만큼 소프라노 조수미의 사진작가가 촬영을 하고 음악회 포스터도 세련되게 제작한다. 아름답고 화려한 무대와 수준 높은 공연에 관객들이 감동하고 놀라워하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말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 해소되길 기대

아트위캔 소속 소프라노 박혜연(42) 씨는 발달장애계에서 보기 드문 성악 인재다. 그는 2002년부터 우크라이나, 키예프 등 유럽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고 지난 5월엔 뉴욕의 카네기홀에 섰다. 앞서 4월엔 국내 유명 성악가들과 함께 ‘한국가곡 100주년을 노래하다’ 무대에 올랐다. 누구보다도 오페라를 좋아한 박혜연 씨는 비장애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장애인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왕 대표는 “장애인에 대한 교육의 질이 높아지면서 뛰어난 예술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의 공연은 전석 무료인데도 불구하고 텅텅 빈 객석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아프다. 장애인 관련 행사를 참석하고 봉사를 하다보면 이들도 우리와 더불어 사는 이웃임을 느끼고 관심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트위캔의 회원은 전국적으로 350여명에 달한다. 그중 70여명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왕소영 대표는 “종국에는 국내 모든 발달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로 발전시키고자 ‘한국발달장애인 문화예술협회’라고 명명했다. 계속해서 음악공연과 문화상품, 카페사업을 통해 교육과 일자리 창출 및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엔 음악연습실, 카페, 공방이 있는 공유주택을 세워 발달장애 예술인들과 함께 살고 싶다”고 밝혔다.
송미아 차장대우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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