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시대, 우리 밀 생산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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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시대, 우리 밀 생산을 늘려야 한다
핫이슈 국산 밀 국내 자급률 증가를 위한 효율적 방안은 무엇인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9.1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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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최대 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 발발한 전쟁, 그리고 세계 2위 밀 생산국 인도의 기록적 폭염으로 세계 각국의 식량안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우리 정부도 국내 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밀 산업 육성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 가속화

지난 7월 예루살렘에서 열린 ‘I2U2’(미국, 이스라엘, 인도, 아랍에미리트 4개국이 모여 만든 외교 협력체)에서 첫 정상회담 의제로 식량안보 문제가 논의됐다. 식량난이 국제관계 속 기존의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시행됐던 각국의 수출제한 조치와 △밀 최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 발생한 전쟁, 그리고 △기록적인 폭염 사태로 밀수출 금지령을 내린 인도의 상황 등으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각국의 수출제한은 대부분 해제됐지만 앞으로는 과거보다 더 다양한 변수가 예상되기 때문에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요 곡물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정부도 국산 밀 생산의 안정화를 위해 2020년 2월 밀 산업 육성법을 제정한 바 있다.  
전국 밀 생산단지는 2020년 27개소에서 작년 39개소로 늘었고, 재배면적은 5224㏊에서 6224㏊로 증가했다. 정부가 국산 밀 비축을 증가시키고, 건조․저장시설 및 장비지원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 밀 비축량도 853t에서 8401t으로 10배 증가했다. 기자는 최근 밀 재배 면적이 빠르게 증가하는 경기도의 밀 산업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농정해양국 친환경농업과 식량산업팀 남기명(49) 팀장을 만났다. 

정부 지원 있지만 안정적 농가 수익은 요원

경기도의 밀 재배 면적은 전국적으로 차지하는 비율이 낮지만 2021년 25㏊에서 올해 86㏊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남 팀장은 “경기도의 경우 밀 생산 농가에 1㏊당 400만원을 지원하고 벼 수매가와 밀 수매가 차액의 50%를 지급하며 밀 재배를 유도하고 있다. 또 농가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중간 밀 수매 업체에는 40㎏당 5천원씩 지원하는 등의 정책으로 내년에는 현재 86개 농가보다 2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파주시에서 밀을 재배하는 쌀전업농 경기도연합회 이혁인(53) 부회장은 “정부의 적극 지원이 있지만 아직 수매가에 있어 실수익을 얻기 어려워 휴경기간에는 콩 등 밭작물 파종으로 소득을 얻는 농가들도 많다. 수매가 문제에 있어 정부가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산 밀은 BC 100~200년경 유물에서 발견될 만큼 우리 식량원으로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970년대까지 밀밭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미국 원조로 수입 밀이 들어와 국산 밀의 수요는 점점 줄었다. 1984년에는 정부의 국산 밀 수매 중단에 따른 생산 감소와 사료용 밀 수입 증가로 국산 밀의 생산기반이 급속도로 무너져, 급기야 1990년대에는 자급률이 1% 이하까지 하락했다. 

출처/ MBN 뉴스캡처

현 국산 밀 자급률 1% ⇢ 2025년 5%를 목표

밀은 제2의 곡물이라고는 하지만 국내 자급률은 현재 1%대에 불과하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친환경 국산밀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가 80% 증가했다는 조사도 있어 전문가들은 향후 밀 산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산 밀은 여전히 수입 밀과 비교했을 때 생산규모가 영세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며 품질 또한 일률적이지 않아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하다. 이를 해결하고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작년 11월 ‘제1차(2021~2025)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밀 자급률을 지금의 5배인 5%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국산밀산업발전협의체 운영과 생산단지 조성을 통한 생산기반 확충, 품질 고급화 등 5개 추진 방향을 마련하고자 애쓰고 있다. 
한편 밀과 콩 등에 이른바 ‘전략작물 직불금’ 지급도 검토 단계에 있다.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김석호 이사는 “전략작물 직불금을 줌으로써 수매 가격 일부분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식량안보시대에 이처럼 다양한 정책과 함께 우리 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이어졌을 때 전 세계적으로 닥쳐오는 식량 위기를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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