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례없는 호우, 유럽 사상 최악의 가뭄…. 기상 이변이 어느 때보다 실감된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이상 현상들은 실제로 머나먼 빙하들과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한다. 英 빙하학자 제마 워덤의 저서『빙하여 안녕』(문학수첩刊, 336p)이 이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30년간 양극을 오가며 빙상 내부 작용의 비밀을 파헤치는 동안 이들의 위기 상황을 실감했다. 그 사실을 대중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탐험 중의 일화들을 에세이로 펼쳤다. 책을 읽는 동안 빙하들의 색다른 모습들을 발견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쉼 없이 움직이는 빙하들은 덩치가 변하고 내부에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무엇보다 주변 생태계에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런 빙하들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을까? 저자는 인류가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30년 후 남극의 빙하는 전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빙하가 절박한 운명에 처하면 인류도 ▲해수면 상승 ▲농업 퇴화 ▲온난화 가속 등 직접적인 폐해를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우리는 빙하의 운명을 결정하는 갈림길에 섰다고 말하는 저자. 그는 인류가 반드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삶의 방식으로 바꾸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이지성 기자 js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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