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세상을 연결하는 우리는 코다COD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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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세상을 연결하는 우리는 코다CODA입니다.”
포커스 청(聽)세계와 농(聾)세계의 경계선에 선 존재, 코다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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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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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코리아’가 북콘서트를 진행하는 모습
‘유손생’ 채널 통해 수어를 가르치는 유슬기씨
영화 ‘코다’ |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수상자 트로이 코처

최근 영화 ‘코다’의 흥행에 따라 많은 이들의 관심사로 떠오른 코다 커뮤니티. 장애인의 날을 맞아 국내 코다들의 실태를 알아보았다.

농인 부모의 귀가 되고 입이 되는 통역사

얼마 전 제94회 美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관왕의 영예를 안은 데 이어 한국 배우 윤여정의 훈훈한 수어 수상자 발표로 화제를 모은 영화가 있다. 바로 ‘코다(CODA)’이다. 농인 가족의 따뜻한 사랑 이야기로 관중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물한 이 영화 덕분에 그동안 대중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코다 커뮤니티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코다는 농인 부모의 청인 자녀(Children of Deaf Adults)를 뜻한다. 국내에는 코다 규모가 공식적으로 집계된 적이 없지만 약 4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화 ‘코다’의 주인공 ‘루비’처럼, 코다는 외적으로 여타 어린이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러나 한창 부모님의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시절부터 사실상 부모의 보호자 노릇을 해야 하는 코다들의 부담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루비’는 유창하게 수어를 구사하며 가족과 사랑을 주고받지만, 이는 적잖은 국내 코다들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국내에는 코다를 위한 공식 기관이 없어 체계적인 수어 교육이 뒷받침되지 못한데다, 농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에 영향 받아 수어 공부를 거부하는 코다들도 있다. 수어를 제대로 못 배운 코다들은 부모와 대화하기 어렵고 나아가 소통이 단절되거나 거부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는 실정이다.

코다 인식 개선 위해 다양한 활동 펼쳐

한편 일부 코다들은 이런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주 기자가 만난 ‘코다코리아’는 코다들의 소통의 장 마련 및 농인과 농어의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미혜(37) 위원은 “우리 사회가 안쓰러운 시선으로 코다를 바라보지만 사실 코다들은 농문화와 청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특별한 존재”라고 강조하며 “2023년 6월에 인천에서 아시아 최초로 코다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농인들을 위한 한국수어사전을 편찬하는 국립국어원 이현화 주무관, 유튜브 채널 통해 코다들에게 수어를 가르치는 유슬기 씨를 비롯한 코다코리아 회원들의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코다 이길보라 작가의 저서 ‘우리는 코다입니다’에는 이런 말이 있다. “내가 보아 온 엄마, 아빠의 세계는 결여의 의미가 담긴 ‘장애’가 아니라 또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그저 또 다른 형태의 세상이다.” 코다들의 소망대로 다름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앞으로 지속적인 정부 차원의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성 기자 js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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