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일간의 택배노조 파업이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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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일간의 택배노조 파업이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
핫이슈 택배업계 내에서도 노조-비노조 의견차 뚜렷 무리한 파업이었다는 지적도 산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3.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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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파주제일대리점 윤성구 대표 사진/ 홍용학 기자

무려 65일간 지속된 택배노조의 파업이 지난 3월 2일 종료됐다. 그동안 파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과 업계종사자들은 이를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이를 계기로 파업이 장기화된 원인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전국택배노조 파업의 원인은? 

지난 3월 2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이 65일 만에 파업을 종료했다. 이날 택배노조는 “이번 파업으로 발생한 국민, 소상공인 및 택배종사자의 피해가 더는 확대되지 않도록 즉시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파업의 쟁점 중 하나였던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에 대해서는 6월 30일까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파업기간 중 택배노조가 19일간 CJ대한통운 본사를 무단 점거해 물의를 빚기도 했고, ‘아사단식’ 중이던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이 건강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사건사고가 계속됐다. 이처럼 회사와 노조가 극단적으로 대립한 원인은 지난 2021년 6월 정부의 중재로 노사가 합의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의 이행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었다.
택배노조는 ▲회사가 사회적 합의 이행을 목적으로 택배비를 인상했음에도, 이를 노동환경 개선 및 택배기사 처우 개선에 사용하지 않았고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에 명시된 주6일 근무, 당일배송 등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CJ대한통운은 △요금 인상분의 50~55%가 택배기사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사회적 합의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최근 국토교통부 현장조사 결과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표준계약서가 주60시간 업무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부속합의서의 내용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명분 없는 파업에 싸늘했던 여론 

(상)사진/ 연합뉴스TV 캡처
(하)유튜브 방송에서 택배의 이동경로를 설명하고 있는 윤 대표

지난 주말 기자는 경기도 파주에서 CJ대한통운 대리점을 운영하는 윤성구(42) 대표를 만났다. 그는 택배기사를 시작으로 20년째 물류업계에 종사 중이다. 또 ‘택배박사 윤성물류야놀자’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물류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초보 택배기사를 위한 무료 강의 등을 공유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이번 택배노조의 파업에 대해서 “택배노조의 활동으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시행되는 등 업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택배기사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그는 “본사가 직접 고용하는 일부 택배기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택배기사는 자신이 일한만큼 수익을 얻는 일종의 자영업자에 가깝다. 그들의 목표와 원하는 업무방식 등을 노조가 헤아려 봤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여론은 싸늘했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택배기사들 사이에서는 “노조의 무리한 파업으로 업무가 과중되고 거래처가 끊기는 등 손해를 보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택배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에게서도 “파업으로 배송이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았다.  

특정집단이 아닌 업계 전체를 대변해야  

또 윤 대표는 이번 파업의 쟁점이 된 택배기사의 근무시간에 대해서 택배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직장인이 주5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은 주6일 배송을 당연시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택배업계의 주6일 근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윤 대표는 택배업계 종사자 중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들은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택배 상하차 노동자 등 어렵게 근무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그분들의 환경과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것이 아쉽다. 노조가 특정집단이 아니라 택배노동자 전체를 대변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의 극적 협상 타결로 파업이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또 다른 이유로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택배법 개정, 물류시스템 혁신을 위한 지원 등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 등은 3월 9일 대선 이후 새로운 정부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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