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계 가족의 비극 『가족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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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계 가족의 비극 『가족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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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1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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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규모 극장을 중심으로 예술성 짙은 ‘아무르’나 ‘지슬’ 등의 독립예술영화들이 메이저 상업영화들과 함께 경쟁하며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그중 제62회 베를린국제 영화제 수상을 비롯하여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각본상, 여우주연상 등 무려 13개의 상을 수상한 재일교포 2세 여류감독 양영희 씨의 작품 ‘가족의 나라’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런닝타임 100분 분량의 이 작품은 양영희 감독의 자전적 실화로, 1959년부터 20년간 북한정권의 지상낙원이라는 선전에 속아 조총련 재일교포 94,000여 명이 북한에 송환된 사건을 배경으로 하여 25년 만에 재회한 가족의 아픔과 예고된 이별을 전하는 영화이다.
주인공 성호는 조총련 간부인 아버지에 의해 ‘지상낙원’이라는 북한에 16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북송되었다가, 25년 만에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일본으로 귀국하지만 북한에서 함께 온 감시자 양동지가 그림자같이 성호를 감시한다. 뇌종양 진단을 받은 와중에도 성호는 북한의 지시로 동생 리에에게 정보원 역할을 제의한다. 하지만 리에는 그 일로 양동지에게 오빠의 조국에 대해 강하게 거부감을 표현하나, 양동지는 “그 나라에서 오빠도, 나도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며 북한 정권에 절대 복종하며 살 수밖에 없음을 표현한다.

 

 

이후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 성호를 귀국 조치하라는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가족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비통함을 느낀다. 25년 만에 만난 아들을 보낼 수밖에 없는 성호의 어머니는 그동안 모아 두었던 돼지 저금통의 동전으로 아들을 잘 부탁한다며 양동지에게 양복을 선물하고, 가족들의 슬픈 이별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특별한 기법 없이 촬영된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영화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영화는 일본 땅에서 북한을 조국으로 여기고 살지만 이념과 체제의 굴레에 희생되는 조총련계 사람들의 아픔과 북한정권의 비인도적인 행태를 현실감 있게 표현한 수작으로,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이미경 기자 jademk@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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