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일본인이 쓴 한글서예전 개최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2017-03-10     주간기쁜소식

한일간의 분위기가 냉랭한 요즘, 한국과 일본간의 새로운 문화교류의 장이 되고 있는 이색적인 서예전이 열렸다. 정치적 이해와 편견을 뛰어넘어 아름다운 시로 하나 된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제1회 일본인이 쓴 한글서예전’을 찾아갔다.

한·일 문화교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

지난 3월 4일, 일제강점기 고통 받는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고민했던 윤동주의 시가 일본인들의 서예로 재탄생 되었다. 서울 삼청동소재 질경이 생활문화원 무봉헌(舞縫軒)에서 열린 이 전시회는 일본인들이 더욱 깊게 한국을 이해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평소 한국의 문화는 한류 혹은 K-POP이라는 상업적인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 전시회는 그런 상업적인 부분보다 진정한 문화교류란 어떤 것인지 한류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전시회를 기획한 아이엔터 최윤정(45) 대표는 “이 시를 서예로 표현하기 전부터 윤동주 시인의 삶을 일본사람들과 함께 배웠다. 특히 수업을 하면서 영화 동주를 시청했는데 많은 일본사람들이 울었고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된다는 것을 강하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2년부터 시작된 서예모임은 일본에서만 전시되었지만 올해부터는 작품에 참여하는 일본인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서예 작품을 걸면서 더욱 뜻 깊은 교류의 장이 되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윤동주의 육촌인 가수 윤형주 씨는 “윤동주 시인의 가족들을 대표해서 윤동주 시인의 '별헤이는 밤' 낭송과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했다. 

서예전으로 양국간 교류 활성화 전망

기자가 참여한 윤동주 시인의 서예전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중년의 일본인들이 자리를 빛냈다. 작품의 작가이자 한국 문화를 배우는 학생으로 참여한 일본인들은 윤동주의 시를 일본어와 한국어로 낭송하면서 시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나 이들도 처음부터 한국문화와 윤동주의 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한국 드라마나 연예인, 가수로 한국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진정한 한국문화를 배우게 되었다. 단지 소비로만 국한되었던 한류에서 그 나라의 문화와 정신을 이해할 수 있는 또 다른 한류가 된 것이다. 이날 전시회에 참여한 레이코(여, 64) 씨는 “처음에는 김현중 가수가 좋아 한국에 관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윤동주 시인에 많은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직 일본과 한국의 관계는 냉랭하다. 하지만 이런 작은 교류의 움직임이 정치와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 기자 julees43@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