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통조림 사자사냥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기진 통신원

2015-07-17     주간기쁜소식

보호받던 사자들, 결국 사냥감으로 전락
 
남아프리가 공화국(이하 남아공)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가 있는 ‘사자 체험공원’은 아기 사자부터 어른 사자까지 보고 만질 수 있는 공원으로 야생 사자를 보호하자는 명목 아래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자들 중 늙고 번식능력이 떨어진 사자들은 더 이상 공원에 머물지 못하고 사자 사냥 농장으로 보내진다. 이 농장에선 관광객에게 1회 당 2만 달러(한화 약 2천 만 원)를 받고 사자들을 사냥감으로 작은 우리에 풀어 놓는다.
사자를 우리에 가둬 두고 며칠을 굶긴 후에 사람이 우리 안에 들어오면 먹이를 주는 줄 알고 달려오지만, 그런 사자를 관광객은 사냥총으로 쏴 죽인다. 사람 손에 길들여진 사자는 사람을 피하지 않기 때문에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죽임을 당한다. 이처럼 사냥터에 보내지기 위해 키워진 사자를 좁은 우리안에서 사냥하는 것을 ‘통조림 사자 사냥’이라 부른다.
 
한 해 사냥으로 희생된 사자는 약 1,200마리
 
예전에는 정력제로 알려진 호랑이 뼈 거래가 성행했지만, 국제적인 비판이 제기돼 호랑이 뼈와 고기, 장기가 상업 거래 제한 품목으로 정해져 수출·수입이 전 세계적으로 금지된 상태이다. 그러자 타깃을 사자로 바꾸어 이렇게 사자 사냥 농장에서 죽은 사자의 뼈가 정력제 등 약품을 만드는 곳에서 고가에 팔리고 있다.
이런 사냥으로 희생된 사자가 한 해 약 1,200마리로 남아공 전역에서 사자의 보호를 외치고 있지만, 사육된 사자 사냥은 남아공에선 합법한 사냥이다. 남아공 정부도 사자 사육과 사냥을 금지할 경우 일자리와 세금 손실을 우려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보호라는 명목 아래 사람 손에 길러지던 사자가 결국 그 손에 죽임을 당해야 하는 모습 속에 인간의 잔인함을 보게 된다. 하루빨리 사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