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신용사회 만들어야

한국기업회생경영협회 이기철 회장을 만나다

2014-10-25     주간기쁜소식

10월 28일은 저축의 날이다. 저축의 중요성은 여전하지만 장기간 저금리 시대를 맞아 저축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고, 또 많은 국민들이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금융 및 가계부채 전문가인 이기철 회장을 만나 현 경제상황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요즘 한국사회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저축의 중요성이 점점 약화되고 있는데
 
과거엔 소득의 고하 간에 아끼고 덜 쓰며 금리도 높았기에 저축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7년 IMF 구조조정이후 일자리 감소와 비정규직이 늘어나 소득이 줄고 신용사회에 따른 외상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서민금융 시스템이 무너졌다. 그 자리에 일본의 사금융 회사를 비롯한 많은 국내 대부업체들이 대신하면서 금융비용이 크게 상승하여 가계수지가 악화됨으로써 저축의 여력을 상실하였다. 
따라서 해결방안은 무엇보다 비정규직 문제의 해소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그리고 매년 퇴출되고 있는 실패 기업인들의 재기시스템 등을 구축하여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주고 건전한 서민금융시스템을 복원해서 고금리 부담에 따른 비용 지출을 완화해 주어야 한다.
 

최근 들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데 대책은 없나
 
2008년 리먼브라더스 국제 금융 위기로 인하여 담보부동산의 가치가 하락하고 약 150만 가구가 상환 압박을 받으면서 소위 깡통 아파트라고 하는 하우스 푸어, 렌트 푸어 문제가 불거졌다. 또 실업자 구제를 위해 강력한 창업 정책을 계속 장려하고 있지만 3년 내에 70%가 문을 닫는 생존 능력이 없는 소상공인이 양산되면서 매년 86만 개가 퇴출되어 결국 실업자와 신용불량자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경기회복이 관건이고 한번 실패한 사업자들이 쉽게 재기할 수 있도록 선진국형 재기시스템을 도입하여야 한다.
 
실패한 개인 및 기업인의 구제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예금보험공사의 파산관재인으로 파견되어 저축은행 도산 원인을 분석한 결과 채권금융기관의 무리한 신용공여와 불법대출에 기인하였고 그 결과로 금융피해자 개인 10만 명과 200여 개 피해기업의 사례를 관리하면서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제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채권은행 부실 대출의 경우 마치 채무자들에게만 모럴해저드가 있는 것처럼 매도되고 있어 하루빨리 선진국의 구제시스템을 본받아 한 번 실패는 패배자가 아니라 비싼 경험과 자산을 얻은 것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요즘 자영업자와 개인사업자 폐업이 속출하는데 구제 방안은 무엇인가
전쟁으로 비유하자면 전시에 발생한 사상자는 잘 수습해서 국립묘지에 모시거나 통합병원에서 치료하듯이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도산한 개인 및 소상공인들을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들이 시장에서 자율 채무조정 중재할 수 있는 전치주의ʼ도입 등 법적 기반을 만들어 주어 실패기업인이 신속히 재기하여 재창업 또는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면 전국적으로 창업 열기가 청년들까지 번지게 된다.
 
한국에서 창업 후 도산하게 되면 재기가 어렵다고 한다
 
좋은 창업 환경으로 유명한 이스라엘에는 요즈마 펀드ʼ라고 있다. 정부에서 60%를 대출하여 성공하면 갚고, 실패하면 안갚아도 된다. 보통 창업 성공확률 횟수가 2.8회라고 하니 3번의 시도만에 성공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은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커서 쉽게 창업하기도 어렵고, 실패 후 재기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미국 디즈니의 창시자 월트디즈니,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 허쉬 초콜릿의 창업자 밀턴 허쉬, 자동차 왕 헨리 포드 등 위대하고 유명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파산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이라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창업 열기를 높이고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창조경제를 활성화 하려면
 
창업 열기를 높이려면 재기 및 구제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한다. 현재의 패자부활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창업을 만류하는 분위기이다. 창조경제를 활성화 하려면 무엇보다도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을 높힐 수 있도록 실패 후에도 언제든 재기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은
 
앞으로 회생경영관리사를 1만 명 육성하여 채권, 채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시스템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이기철회장 약력]
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전 동화은행 지점장 및 부장 
신중앙상호저축은행 대표
현 한국기업회생경영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