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을 생각하며

2022-05-20     주간기쁜소식

세상에 익히 알려진 이솝우화 ‘늑대와 양치기 소년’은 거짓말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자녀 교육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오늘은 양치기 소년의 입장이 한번 되어 보았으면 한다. 왜 양치기 소년은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거짓말을 했을까? 아무도 없는 언덕에 양들은 알아서 풀을 뜯고 있는데 양치기 소년은 말동무도 없이 혼자 있으니 심심함과 외로움이 밀려왔다. 심심함과 외로움은 즐거움과 쾌락을 갈망한다. 양치기 소년처럼 오늘날 많은 청소년이 부모님이나 교사의 엄한 훈계에도 불구하고 심심함과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 게임이나 이성, 술, 담배, 폭력 등의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난 지금 너무너무 외로워요’라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어른들도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면 일단 법과 도덕의 잣대로 처벌을 할 뿐, 마음의 소리를 진솔하게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는 사람의 외침보다 혹시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게 하는 이 사회 공동체가 문제점을 지닌 것은 아닌지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상훈 관장(아동문학가)/ 별누리 작은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