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목욕 문화도 변화의 길에 들어서다
Goodnews DAEJEON 902
코로나19로 대중목욕탕 업계 위기 봉착
이제는 따뜻한 탕(湯) 안에 들어가 몸을 담그며 친구 또는 가족들과 왁자지껄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던 공중목욕탕은 옛말이 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종 중 하나가 목욕탕 업계다. 여러 사람이 공용으로 쓰는 공간인 목욕탕은 감염 우려 및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로 인해 이용률이 크게 감소하였다.
통계청의 연간 산업활동 동향 자료에 따르면 목욕탕과 이·미용 등이 포함된 공중위생영업소 매출은 최근 2년간 61.2% 줄었고, 2019년 이후부터 2021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폐업한 목욕탕은 707곳에 이른다. 대전 동구에서 40여년 간 목욕탕을 운영해온 최상렬(60) 씨는 “원래 동네 어르신들이 목욕탕을 자주 이용하셨는데 다들 방역 패스를 어려워하셔서 오셨던 분들도 다시 돌아가게 되는 상황이었다”며 “겨울철에는 손님이 좀 늘긴 했어도 매출은 70% 이상 줄어들었고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목욕탕이 이미 기피 공간으로 인식되어 지금은 방역 패스가 풀렸지만 앞으로 상황이 더 나아지리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소연했다.
감염 걱정 없는 신종목욕탕 인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대중탕 방문을 망설이는 사람들 중 가족끼리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가족탕과 1인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세신샵’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편안하고 여유롭게 휴식할 수 있는 장점과 코로나 감염에 걱정 없이 안전하게 세신 할 수 있어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전에서도 호텔, 모텔, 펜션 등에서 가족탕을 추가하거나 확장하며 손님을 유치하고 있다.
대전 동구에 펜션을 운영하는 이희준 대표는 “펜션의 모든 룸마다 노천탕을 준비했다. 그래서인지 가족,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온천욕을 즐기러 찾아온다.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손님이 찾아와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호텔 가족탕을 찾은 이정현(36, 가양동) 씨는 “코로나 시국에 아이들과 목욕탕을 못 가 아쉬웠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며 묵은 때를 벗겨냈다. 3시간 동안 가족끼리 오붓하게 목욕을 즐기고 쉴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이용 소감을 전했다.
대전/ 김경미 기자 daejeon@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