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을 가다

Goodnews GWANGJU 901

2022-02-25     주간기쁜소식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

사람의 발길 뚝 끊긴 사고 현장은 적막

지난달 11일 HDC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201동 23~38층, 총 16개 층 구간 외벽과 내부 구조물들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지 한 달여 시간이 흐른 지금, 콘크리트 더미에 묻혔던 실종자 6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되었다. 현재까지 아파트 붕괴 원인에 대해 공사 단축을 위해 건물 상층부에서 콘크리트 타설(打設)작업을 콘크리트가 마르기 전에 거푸집을 빼고 다음 공정을 진행한 것과 안전불감증으로 이 같은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목격자들은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다. 소음이 어마어마했고 비명소리가 나고 공포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기자가 사고 현장 일대를 찾아가 보니 한 달 전만 해도 좁은 골목을 메우던 소방차와 중장비 차량은 대부분 떠난 상태였다. 현장에는 외벽이 무너져 내린 아파트 건물,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던 노란 리본 그리고 희생자 가족들과 인근 상인들이 머무는 천막만 남아있었다. 신학기 준비로 분주해야 할 상가 주변은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상황이었다. 

붕괴 10분전 영상 모습(사진캡쳐/ KBS)

사고 현장 인근 상인들 어려움 호소

지난주 기자는 붕괴 현장 인근에 위치한 금호하이빌 도매상가 상인들이 만든 ‘하이빌 도매상가 피해대책위원회’에 찾아가 보았다. 그곳에서 만난 김남필(68) 씨는 “이 도매상가 지하 1층에서 10년 이상 꽃 가게를 운영해왔다. 상인들 대부분이 이곳에서 오랜 기간 청춘을 바쳐 일구어 놓은 사업체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 졸업과 입학식 등 대목 시즌인데 경제 활동을 할 수 없어 당장 이번 달에도 관리비나 임대료, 직원들 급여를 줘야 하는데 아무런 수입이 없는 상황”이라며 막막한 현실에 대해 하소연 했다. 
대목을 위해 준비한 상품들은 현재 상가 안에 쓰레기가 되어 방치된 상태이다. 그는 “가해자는 말이 없고 피해자들은 서로 미안해하고 한숨만 나온다”며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느냐”고 되뇌어 물었다. 하루빨리 현장 수습과 함께 피해자들을 위한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시공업체와 정부, 광주시의 적극적인 대처와 국민의 관심이 필요한 실정이다.
광주/ 임소영 기자 gwangju@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