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치즈와 안전장치

2021-11-05     주간기쁜소식

영국 맨체스터大 심리학 교수였던 제임스 리즌(66)은 사고발생의 과정을 스위스 치즈 모델로 설명했다. 치즈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도 여러 장을 포개 놓으면 관통할 수 없다. 그러나 구멍의 수가 많고 크면 치즈 전체 두께를 관통하는 틈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서 치즈는 안전 및 방호장치이며 구멍은 그 장치의 결함으로 비유된다. 우리 사회의 안전시스템은 구멍난 치즈처럼 불완전하다. 각 단계(치즈)마다 잘못된 조치(구멍)가 연속되면 사고가 발생하지만 이중 하나의 안전장치만 제대로 작동해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의학에서 진단은 증상, 병력과 가족력을 자세히 알아내 진찰을 하고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영상 의학 소견 등 여러 단계를 거쳐서 얻은 정보를 종합해서 해석하는 과정이다. 진단 과정 중 부정확한 정보가 누적되면 오진할 수 있다. 문진은 병의 발생 상황과 증세 등을 묻고 자세히 경청하는 진단의 기초적인 과정인데 이것을 꼼꼼히 하는 것만으로도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스위스 치즈 모델은 우리의 일상에도 적용된다. 사람들은 실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지만 말과 행동, 태도 등 삶의 방식에 많은 허점이 있어 실수를 거듭한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먼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실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박진홍 원장/ 거제아동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