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이 되어도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북리뷰  『있지만 없는 아이들』- 국내 미등록 이주 아동 이야기 『있지만 없는 아이들』

2021-09-10     주간기쁜소식

공공장소 출입 시 QR코드를 찍고, 좋아하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고, 은행 계좌를 만들고,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이런 일상적인 삶을 위해서는 주민등록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다. 지난 6월 출간한『있지만 없는 아이들』(은유著, 231p, 창비)에는 이주노동자 중 국내 체류자격이 없거나 난민 자격을 얻지 못한 부모를 둔 아동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은 비록 신분증이 없고 외모도 한국인과 다르지만 이들에게 20년 가까이 살아온 한국은 고국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현행 법체계에 따라 강제퇴거명령이 나와 한국을 떠나 부모의 나라로 가야 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단지 ‘국내 체류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국가의 법이 이들을 추방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한국에서 자라온 이들은 한국에서 장래의 꿈과 미래를 그렸을텐데, 국가의 법이 가혹하게 이들을 추방하는 것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 그리고 이것이 이주 아동들을 위한 선택인지 생각하게 한다. 이들이 장차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면 우리 사회가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있지만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국내 이주 아동들의 실상과 미래에 대해 깊이 상고(詳考)하게 되었다.
백지혜 기자 jh0820@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