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개막 갈림길에 선 한미동맹

대한민국 외교시리즈 - ①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협력을 위한 새로운 외교 전략 준비 필요

2021-03-05     주간기쁜소식

지난 1월 20일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정세가 변화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전략적 외교가 절실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3회 시리즈를 통해 대한민국 외교 정책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보았다.

Contents
 ▶   1. 바이든 시대 개막, 갈림길에 선 한미동맹
       2. 對中 외교, 원칙과 설득이 중요하다
       3. 韓日 협력, 국제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동맹 강조하는 바이든, 한미관계에 기회 요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한반도 정세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외교를 비판해 왔기 때문에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기자는 현재 한미관계 상황과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한국 외교정책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듣고자 아산정책연구원의 차두현(59) 수석연구위원을 만났다. 차두현 박사는 “트럼프 행정부 때 내심 한미관계를 불안하게 보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로 교체된 것이 한미관계를 다시 회복시킬 기회요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을 압박하는 모습보다는 한국 정부에 귀 기울이려는 인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미관계를 우려하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차두현 박사는 오랜 기간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쌓여왔고 그에 따른 서운한 감정을 서로 갖고 있기 때문에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90년대부터 한국이 부강해지고 군사력을 갖추면서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이 성장한 만큼 한반도 방어에서만 벗어나 세계 평화 유지 역할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지만 한국에서 상당 부분 거부했다. 또한 워싱턴 내에서는 한국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미국을 이용한다는 생각이 강해 한미관계를 과거에 비해 싸늘한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좌)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우)사진/ YTN 뉴스 캡처

미·중 갈등 격화에 한국 외교 중대 기로에 봉착

트럼프 대통령이 떠났지만 여전히 미·중 간 패권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또한 외교정책 중 우선으로 꼽는 것이 중국 견제이다. 그래서 인권,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한 가치동맹과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강화 등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 눈치를 보며 쿼드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반대로 안보에서는 한미동맹을 기초하는 등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선제적으로 쿼드와 같은 다자 협의체에 참여하여 그 안에서 우리의 역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차두현 박사는 “미국에서는 한국은 이미 주요한 동맹국이기 때문에 대중 견제에 동참하길 원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한국 정부가 매번 이 문제만 나오면 소극적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이 강해지면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처럼 강한 압박은 하지 않더라도 동맹관계에서 한국에 서운함과 함께 큰 기대를 갖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곧 한국 또한 미국에 대해 기대를 갖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만약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결과적으로 미국이 가진 첨단기술 공유 등 기술협력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한미관계 변화

대북, 대중 문제 관련 한미 간 갈등 관리 필요

바이든 시대를 맞아 앞으로 한국 외교의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차두현 박사는 먼저 한반도 중심의 과몰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 외교정책은 오로지 한반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북한이 세계 평화와 안보에 위협적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데 우리는 한국의 입장에서만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남북이 협력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북한의 도발적인 행태나 인권문제 등에서는 어느 한쪽에 편향된 인상을 주기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 간 이견이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수면 위에 두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원칙적으로 우리의 가치와 맞지 않는 문제는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한미동맹을 강화하되 만약 미중의 경쟁이 군사적인 충돌까지 이어진다면 우리는 그런 분쟁에는 참여하기 어렵다고 정확히 표현할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한미 간 이견이 생기겠지만 우리의 입장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타협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서로 간 신뢰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일반 국민들 간의 문화예술 교류는 지금보다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청소년 교류 등 미래세대 간의 접촉면적을 넓혀가는 동시에 코로나 시대에 맞춰 온라인 외교도 확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사회 내에서 한국에 대해 가지는 편견도 있을 것이다. 이에 한국을 제대로 인식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야 하고 대화의 기회도 더욱 확대되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