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 마라토너 박태훈의 도전이야기
상태바
극지 마라토너 박태훈의 도전이야기
[인터뷰] 우물 기부 위해 극지마라톤 시작, 불가능에 도전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11.15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아프리카에 우물을 기부하기 위해서 극지를 달리는 한 청년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기자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박태훈(28) 씨를 만나 그를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고교시절 꿈 이루기 위해 시작한 극지마라톤

극지방, 사막, 밀림 등 극한의 자연환경 속에서 5박 7일간 250㎞를 달리는 ‘극지마라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경기로 유명하다. 매번 대회가 열릴 때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죽음의 레이스에 참가한다. 그런데 최근 한국인 청년이 아프리카에 우물을 기부하기 위해서 극지마라톤에 도전해 화제가 됐다.
지난 주말 기자는 화제의 주인공인 박태훈 씨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남달리 운동을 좋아하거나, 체력에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랜 꿈 때문에 극지마라톤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때 아프리카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수인성 전염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트에 서른 살이 되기 전 아프리카에 우물을 기부하겠다는 꿈을 적었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대학교 4학년 때 우연히 노트를 발견하면서 더 늦기 전에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기자는 우물을 기부하는 수많은 방법 중 극지마라톤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단순히 돈을 모아서 기부를 하면 그저 나 한사람의 선행으로 끝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줄 방법을 고민하던 중,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고민 끝에 찾아낸 방법이 바로 극지마라톤이었습니다.” 

첫 대회에서 완주 실패 후 3개 대회 완주 성공 

박태훈 씨의 첫 도전은 2016년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열린 극지마라톤 대회였다. 그는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 중 부상을 당해서 완주에 실패했던 아쉬운 순간을 회상했다. “첫 출전하는 대회라서 꼭 완주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부상으로 170㎞ 지점에서 레이스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완주도 못하고 우물 기부도 실패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저를 후원해준 기업이 제가 처한 상황을 알고 결과에 상관없이 우물을 후원해주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는 만약 그때 완주에 성공했다면 더 이상 극지마라톤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실패 덕분에 두번, 세번 도전할 힘이 생겼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첫 도전에 실패한 이후 권토중래한 그는 2017년 4월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열린 사하라 대회에 참가해 완주에 성공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실패를 맛봤던 아타카마 사막 대회에 재도전했다. “한번 실패했던 대회에 다시 도전하려니 부담이 컸습니다.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죽기 살기로 뛰었습니다. 그 결과 좋은 성적으로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마라톤을 시작한 이래 가장 인상깊은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아타카마 대회 이후 개인사정으로 1년을 쉰 그는 금년 7월 몽골 고비 사막 대회를 완주하며 세계 4대 극지마라톤 대회 중 3개 대회 도전에 성공했다. 

청년들, 젊음을 무기로 마음껏 도전했으면 

극지마라톤에 도전하는 동안 박태훈 씨에게 많은 일이 있었다.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슬픔을 겪었고,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건축회사에 취업했지만 삶의 목적을 고민하다가 7개월 만에 그만두기도 했다. 현재 그는 마라토너를 위한 앱을 개발해 사업가라는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 중이다. 그에게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극지 마라토너, 아프리카에 우물을 기부한 청년에 머물러 있으면 오히려 더 불행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금방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대부분 올라가는 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과거의 성공에서 내려와 새롭게 도전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자는 인터뷰를 마치며 혹시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두려워만 하지 말고 젊음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을 때 많은 것에 도전하고 경험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경험만큼 좋은 스승은 없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앞으로 본업인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내년에 열리는 아마존과 남극 극지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우물 기부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극지마라톤부터 사업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는 박태훈 씨의 삶의 궤적은 오늘날 현실의 벽 앞에 주저하고 망설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