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받으며공부도 하는 ‘병원학교’ 필요해요
상태바
치료받으며공부도 하는 ‘병원학교’ 필요해요
포커스 장기재활치료 소아환자 증가에 비해 소아재활전문 병원조차 부족한 현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09.21 2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장기입원이나 중증장애와 같이 장기간 병원치료를 받는 어린이를 위한 ‘병원학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최근 설립된 경기도 파주시티요양병원 내 병원학교인 자운학교를 찾아 그 운영 실태를 알아보았다. 

최근 장기치료 만성질환 아동 증가 

올해 3학년인 아영(가명)이는 백혈병으로 2년째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치료를 받으면서 몸이 회복되면 다시 학교에 등교하곤 하지만 오랜만에 등교로 학교 적응이 쉽지만은 않다. 또 작년에는 잦은 결석으로 한 학년이 유급되어 한 살 어린 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게 되는 등 학교생활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이처럼 장기입원이나 중증장애, 중도중복장애 등 지속적인 의료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병원 내에서 학업의 기회를 부여하고 또래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시켜 주기 위해 운영되는 곳이 바로 병원학교이다. 최근에는 의료기술의 발전에 따라 질병으로 인한 아동 사망률은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를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 아동 수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례로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소아의 경우는 태어날 때부터 언어, 시각, 청각 및 운동 발달에 장애가 발생한 상태이므로 특히 소아기 때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속적인 병원치료가 요구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는 치료에만 집중하면 교육이 부진해지고 교육에 집중하다보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걱정거리였다. 이런 아이의 부모들에게 병원학교는 희소식 중의 희소식이다. 자녀를 치료하면서 동시에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증장애아동 위한 병원학교 감소 추세

현재 국내 병원학교는 대학병원이 운영하고 있는 약 30곳 외에는 거의 없다. 그마저도 수용인원이 매우 제한적이다. 꾸준한 재활치료를 필요로 하는 장애 어린이 수가 30만명을 넘어선 현실에서 병원학교의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파주시티요양병원은 지난 3월 병원 내 학교인 자운학교 한울빛교실을 개교했다. 이 학교는 장기입원이나 장기치료 등으로 학업이 중단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개교하였으며 현재 유치부 2명, 초등학생 2명과 특수교사 2명이 배치되어 있다. 이곳 병원학교의 교재교구비와 학급 운영비 등은 파주 자운학교에서 지원하며 수업은 질병 특성에 따라 교과활동·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의료진과 협의하여 개별화교육으로 진행하고 있다. 파주시티요양병원 이태한(41) 재활치료부장은 “우리 병원에만 어린이 재활환자 60여명 중 30여명이 학교에 다니면서 치료를 받는다”며 어린이전문재활병원 등에 병원학교의 수요가 높지만 기존의 병원학교마저도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교실을 병상으로 바꾸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운학교도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교육서비스에 뜻을 모은 의료진들과 경기도교육청 및 자운학교의 노력이 있어 개교할 수 있었다”며 병원들이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아이들의 미래를 조금만 더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환자 실정에 맞는 병원학교 운영 필요

최근 전해진 국내 한 병원학교의 폐교 소식과 모 대학병원의 병원학교 폐교 위기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꾸준하게 재활치료를 해야 하는 장애 어린이의 비중은 증가하는데 재활을 담당하는 여러 재활의료기관은 수익성을 이유로 소아재활병동을 폐쇄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학교 역시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진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에 앞서 병원학교를 지원할 사회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나라에는 소아재활전문병원이 한 곳인 반면 일본에는 소아재활전문병원만 400여곳이며 그 병원이 모두 치육병원(치료와 교육을 병행하는 기관) 형태이다. 국내 소아재활전문병원과 병원학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소아재활전문병원의 숫자가 적다보니 병원학교에 대한 기준과 사례가 없다는 점이 어려움 중 하나다. 파주시티요양병원 내 병원학교는 일본의 재활시스템을 벤치마킹하였으나 한국과 일본의 재활병원제도 차이로 인해 개교하기까지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병원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병원 측은 “일일 수업 시간이나 재활치료비 등 많은 부분에서 환자들의 실정에 맞춘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부가 이 같은 현실을 감안, 민간병원을 포함한 대형 공공의료기관이 소아재활전문병동과 병원학교를 설립하여 안정적인 병원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특히 장기간 재활을 필요로 하는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