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처럼 나와 관계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나와 관계된 것에 더 마음이 쏠리게 된다. 연구도 사람이 하는 것이어서 최대한 객관성을 보장하려 하지만 내가 보는 주관적 시각이 개입될 여지가 항상 있다.
심리학에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하는 이 오류는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을 말한다. 이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실험 과정과 결과를 두고 전문성을 가진 여러 사람들과 토의하는 절차를 거친다. 그러다보면 내가 간과한 부분이 발견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결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구자의 노련함과 충분한 검토 등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다른 연구자들과 토론하고 비평을 받아들이며 연구방향과 방법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확증 편향은 연구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개입한다. 내가 내리는 객관적 판단에 필연적으로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런 판단이 내가 원치 않는 결과를 만들어내곤 한다. 하지만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생각과 삶이 개선되고 아울러 실패와 어려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윤준선/ 株.팜한농, 이학박사(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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