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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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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문학의 발원지 담양을 가다줌인(Zoom In) 한국가사문학관, 옛 선비들의 발자취와 숨결 느낄 수 있어

요즘 막바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부분 피서객들은 주로 바다와 계곡, 물놀이장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상적인 휴가 코스에 식상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좀 더 유익하게 보낼 휴가지를 원하고 있다. 이에 600년을 이어온 한국 가사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 담양을 소개한다.

송순·정철 등 가사문학 대가들의 작품 전시

전라도 ‘담양’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죽녹원일 정도로 담양은 대나무가 유명한 곳이다. 대나무숲 사이를 거닐다 보면 무더위도 잊을 수 있기에 담양은 힐링 여행을 즐기고 싶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초록빛의 메타세쿼이아길도 한여름의 더위를 씻어주는 여름 휴양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이러한 대표 관광지 말고도 담양은 일찍이 가사문학을 꽃피운 고장으로서 예술적 낭만을 느낄 수 있는 한국가사문학관이 있다. 
지난달 기자는 가사문학의 산실로 불리는 담양의 한국가사문학관(전남 담양군 가사문학면 가사문학로 877)을 찾았다. 잘 꾸며진 고즈넉한 정원을 지나자 멋진 한옥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2000년에 건립된 가사문학관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면앙 송순(1493~1582), 송강 정철(1536~1593) 등의 친필 유묵을 비롯해 가사문학 관련 서화, 유물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사문학은 시조와 함께 조선시대에 유행했던 문학 양식으로 한문학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 한글로 우리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박민숙(60) 해설사는 “담양에는 송순의 <면앙정가>, 정철의 <성산별곡>, <사미인곡> 등 18편의 가사가 전승되고 있다. 가사(歌辭)는 노래로 흥얼거리듯이 내용을 전달하는, 정해진 틀이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문학으로 사대부부터 서민까지 모든 계층이 향유했다”고 설명했다.

낙향 지식인, 자연을 벗 삼아 시문 창작활동 전개

담양은 예로부터 영산강 상류의 옥토와 따뜻한 기후로 농사가 잘되어 양식이 풍부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처럼 이곳 지역민들은 인심이 후하며 타지 사람들을 대접하고 받아들이는 데 너그러웠다. 이 때문에 현실 정치를 떠나 낙향한 지식인들은 원림(정원)과 누정(누각과 정자)을 만들어 빼어난 자연경관을 벗 삼아 시문을 짓고 학문을 논할 수 있었다. 선비정신을 이어받은 조선시대 양반들은 누정에모여 불합리하고 모순된 정치 현실을 비판하거나 한탄하며 우국정신이 깃든 글을 짓는 창작활동도 하였다. 박민숙 해설사는 “이러한 우국정신은 의병활동으로도 이어졌고, 누정에서 학문을 가르치거나 시조 또는 가사를 짓는 시문 창작활동이 오늘날 가사문학의 바탕이 되었다”고 말했다. 
가사문학관 근처에는 호남 시단의 중요한 무대가 되었던 식영정과 환벽당, 소쇄원, 면앙정 등 여러 누정과 원림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기자는 가사문학관에서 나와 우리나라 대표 원림 중 하나인 소쇄원으로 향했다. 높이 솟은 대나무 숲을 지나자 흐르는 계곡 위로 아담한 정자가 보였다. 조선 중종 때 문인인 양산보(1503~1557)가 만든 소쇄원은 빼어난 풍치 덕분에 담양의 무릉도원으로도 불리며 송강 정철을 비롯한 수많은 학자가 찾아 학문을 논하고 시를 읊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정자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이곳에서 주거니 받거니 가사를 지어 부르던 옛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 했다.

가사문학, 예향 남도의 뿌리가 되다

선비들의 삶과 정신은 가사문학이라는 형태로 지금까지 이어지며 예향 남도의 상징이자 뿌리가 되었다. 계속해서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가사문학관에서는 가사낭송 경연대회, 전국가사문학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계간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 한국 가사문학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최한선(59) 전남도립대학교 교수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러운 리듬에 담아서 드러내는 것이 가사이다. 이 시대에 필요한 장르인 만큼 가사문학이 어렵고 재미없는 학문이라는 편견을 없앨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며 우리의 가사문학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답답한 도심과 바쁜 일상, 무더위에서 벗어나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담양의 가사문학관 등에서 자연과 함께 옛 선비들의 삶과 풍류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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