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의 해법은 청소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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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의 해법은 청소년에 있다
핫이슈 지역 청소년과 함께 도시재생을 도모하는 권기효 대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08.0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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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출산과 고령화, 청년층의 도시유출에 따른 인구 감소로 전국 228개 중 89개 시·군·구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자 지자체마다 다양한 방책을 내놓았다. 단기간 성과를 위해 귀농귀촌 인구 유입을 꾀하고 노인 복지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는 가운데 권기효(34) 멘토리 대표는 ‘지방소멸’의 해법을 지역 청소년에게서 찾았다.

농어촌은 복지 지원 대상이 아닌 투자 대상

“지역당 한 해에 100명도 안되는 귀농귀촌 인구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기보다 지역 청소년들을 고향에 머물게 하며 지역활성화를 이루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왜냐하면 지방소멸위험성이 가장 심각한 의성군과 고흥군조차도 총인구 5~6만명 중 청소년(9~24세) 인구는 3~5천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 - 권기효 멘토리 대표
사회적 협동조합 ‘멘토리(menTory)’의 권기효 대표는 지방소멸의 해법을 지역의 청소년에게서 찾았다. 그는 “기관들은 대부분 농산어촌이 낙후되고 부족한 곳이라는 전제 아래 복지위주의 지원대상이라고 여길뿐 가능성과 경쟁력을 키울 투자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농산어촌은 지역민들이 합심만 하면 원하는대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열린 땅”이라고 말했다.  
현재 143명의 청년 조합원으로 형성된 멘토리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아이디어에 디자인과 기술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도시재생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지역과 대상자를 선정한 후 그들이 고향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선정 지역은 △풍족한 농산물과 관광자원을 보유하여 지자체 예산이 풍족한 곳과 △사회공헌활동이 가능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많은 곳, 그리고 △지역의 부족한 인프라를 채울 수 있는 배후도시가 1시간 이내에 있는 곳 △관광객이 많아서 외부인에 대한 배척이 덜한 곳이다. 대표적인 도시로 보령, 강화, 태백이 있다.

전국 7개 지역에서 20여개 프로젝트 성공시켜

8년간 농어촌 청소년과 함께 일한 권 대표가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전국 7개 지역에서 진행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20여개다. 보령에서는 머드축제때마다 장거리 손님을 태우길 원하는 택시기사들로부터 승차거부를 당하는 학생들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근거리용과 장거리용 택시를 구분하는 줄을 만들면서 기사와 주민 모두가 편리하고 빠른 교통환경을 조성하게 되었다. 
강화군에서는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창업의 리스크를 지자체에서 감수하는 ‘청소년 주식회사’를 준비하고 있다. 청소년 주식회사는 군(郡)이 사업주가 되고 청소년은 회사의 주주로 가입하여 기획서를 내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형태다. 이는 창업 실패에 대한 안전망이 없는 대한민국에서 조금이나마 청소년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도한 프로젝트이다. 

청소년은 도시재생의 원동력

한편 지역소멸위기를 한국보다 먼저 겪은 일본에는 지역 청소년과 함께 도시재생에 성공을 이룬 아이클럽(I.club)이 있다. 동경大 디자인 전공 대학생들이 만든 아이클럽은 청소년들에게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고취시켜 지역 이탈과 지역 산업의 쇠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특히 지난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인구 80%인 6만명이 행방불명된 케센누마 지역의 청소년들과 함께 찐 가다랑어 살을 설말린 식품(라~기름)과 주박(酒粕, 술지게미)을 우유와 함께 조려 만든 잼(주박우유)을 상품화하여 지역을 살려 냈다. 아이클럽은 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킴으로써 청소년들의 열정과 참신함이 돋보이는 도시재생에 주목하게 하였다.
권 대표는 “몇년씩 준비한 많은 프로젝트들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버려 안타깝다. 지역의 변화가 지속되려면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한데 지자체는 투표권과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을 지원하기 보다는 노인복지에만 예산을 쏟아붓는다. 이에 더해 지역주민조차도 지역청소년을 돕고자 노력하는 외부전문가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보따리상 취급한다”고 토로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청소년은 이 나라의 미래이자 희망이라고들 말하지만 대부분은 그들을 믿고 기다리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대로 끌고 가려고 한다”며 “지역발전을 위한 청소년의 아이디어를 전문성을 가진 서포터들이 정교화시키고, 지역의 관련산업과 연계시켜 지속적인 생산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청소년은 자신뿐 아니라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도시재생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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