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사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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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 사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어야죠”
줌인 삼풍백화점 붕괴 전시관 만든 이종관 前 건축사협회 이사를 만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07.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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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건물 붕괴 사고로 알려진 삼풍백화점 참사가 지난 6월, 24주기를 맞았다. 어느새 이 사고가 점점 잊혀져 가는 가운데 삼풍백화점 참사 기록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 문을 열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4주기 맞아 사비 털어 만들어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경,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풍백화점 건물이 무너져 내려 502명 사망, 6명 실종, 천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실 설계와 시공, 불법 증축 등의 원인으로 붕괴된 삼풍백화점 사고는 당시 대한민국 사회의 총체적 부실과 위기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고도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과거가 되고 있다. 지금은 그 당시 보다 국민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때마다 들려오는 안전사고 소식에 삼풍백화점 참사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최근 삼풍백화점 참사 기록을 주제로 한 특별한 전시관이 생겨 눈길을 끌고 있다. 기자는 지난주 포천에 위치한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전시관(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1044)을 찾았다. 이곳에서 전시관을 설립한 관장이자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특별대책점검반으로 활동했던 이종관(77) 전 대한건축사협회 이사를 만날 수 있었다. 
“삼풍백화점 사고를 있는 그대로 알리고 두 번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전시관을 준비하게 되었죠.” 기자를 본 그의 첫마디였다. 이종관 관장은 몇 년 전 서울문화재단의 ‘메모리 인 서울 프로젝트’에 초대받아 삼풍백화점 사고에 관한 역사를 기록하는 일에 참여했다. 사고와 관련된 사람들의 목소리라도 담아 보존하려는 목적이었는데 프로젝트에 참여 후 아쉬움이 많아 작년 여름부터 전시관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특별대책점검반 활동하며 수집한 자료 전시

이종관 관장은 전시관으로 이동해 사진 및 기록물을 보여주며 기자에게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전시관 건물은 원래 이 관장이 다육식물을 키우던 곳으로, 1층과 2층으로 층을 나누고 지붕을 얹는 등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전시관으로 새롭게 꾸며졌다. 내부는 그가 직접 촬영한 당시 사고 현장 사진들과 관련 자료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는 “당시 현장은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어서 특별대책반을 구성해서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건축사협회에 속한 회원들이 설계하고 감리했는데 잘못했다간 우리 치부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며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다”라며 이러한 갈등 속에서도 뜻을 같이하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대책반의 주요임무는 인명구조와 시신수습 그리고 제2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자문, 원인규명을 위한 시료채취 등이었다. 그는 대책반으로 활동하면서 삼풍백화점 붕괴 원인은 전형적인 인재임이 여지없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부족한 철근, 시루떡처럼 쌓인 각 층의 바닥판 등 실제로 그가 찍었던 사진을 봐도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로 야기된 참사였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때는 스마트폰이 없고 무선호출기인 삐삐를 사용했는데 현장에서 삐삐 소리가 나는 곳에 가보면 시신이 있었다. 당시에는 시신을 보거나 만져도 전혀 두려움이 없었는데 그 이후 몇 년 동안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겪었다. 논이나 밭에 있는 허수아비만 봐도 깜짝 놀라곤 해서 일부러 그런 곳을 피해가거나 땅만 보고 걷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 및 유족회 등 관람객 다수 찾아와

이 관장은 누구의 도움이나 지원 없이 혼자서 전시관을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의도를 순수하게 보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전시관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다 지나간 일인데 굳이 여론을 집중하려 하느냐’, ‘목적이 무엇이냐, 부수적인  뭔가를 챙기려는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간판에 일부러 ‘무료관람’이라고 크게 표시해  두었다”라고 강조했다. 
20년이나 지난 일을 누가 기억하고 찾아올까 우려했지만 전시관이 광릉수목원과 가깝다 보니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에 들러서 구경하기도 하고 어느 대학교에서는 관람을 원한다고 연락한 후 찾아 오기도 했다. 또한 기자가 찾은 다음날은 삼풍백화점 사고 유족회 회장과 삼풍 장학재단의 관람이 예정되어 있다고 전했다.
“후세들을 위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전시관은 이러한 비극적인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는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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