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장생포 고래마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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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장생포 고래마을에 가다
Goodnews BUSAN 766 - 사라진 고래잡이 역사, 고래문화마을과 축제로 보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06.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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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울산이지만 남구 장생포 지역은 과거 고래잡이 역사를 배경으로한 독특한 지역문화를 가지고 있다.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이곳에서는 매년 울산고래축제가 개최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장생포 고래마을의 변천사

요정의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를 찾아 바다로 떠났던 피노키오. 그는 고래 뱃속에 들어갔다가 제페토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구출됐다. 이처럼 ‘고래’ 하면 여전히 만화나 동화 속에 등장하는 신비한 동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울산 장생포만에서는 포경선을 통한 고래잡이가 성황을 이뤘던 때가 있었다. 일제강점기 이 지역 소년들 대부분은 10대 때부터 포경선을 타기 시작했다. 당시 선원으로 5~6개월 조업을 하고 돌아오면 논 20마지기를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벌이가 좋은 직업이었다. 이로 인해 ‘울산군수보다 고랫배를 타는 것이 더 좋다’라는 말도 생겨났다. 이제 70~90대가 된 그 시절의 소년들 중 일부는 여전히 마을을 지키며 스토리텔러로 활동하고 있다. 
1986년 1월 1일에 국제포경위원회(IWC)가 고래 멸종을 방지하기 위해 포획금지를 결정함으로써 울산 장생포의 고래잡이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게 됐다. 당초에는 전면적인 포경 금지가 아닌 고래 개체수 관리하에 고래잡이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협의했으나 고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1986년 고래잡이가 전면 금지되었다. 

고래문화특구 형성, 매년 고래축제 개최

울산시는 역사·문화 자원인 고래를 테마로 관광산업을 육성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관광문화 복합도시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2005년부터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을 차례로 개관했고, 최근에는 고래문화마을을 조성했다. 고래문화마을은 과거 포경 전성기 장생포 어민들의 실제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마을 끝에 위치한 포수의 집에는 15년 동안 포경선 포수로 활동했던 추소식(78)씨가 해설사로 상주하며 당시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기도 한다.
한편 매년 열리는 ‘울산고래축제’가 지난 6월 7일부터 9일까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일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특히 올해는 고래와 바다환경을 보호하는 캠페인 부스가 설치돼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캠페인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해양 플라스틱의 심각성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일회용품 저감 운동에 동참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여러 프로그램 중 선박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료로 에코백, 고래인형 열쇠고리 등을 만들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었다. 부산에서 온 정유진(30)씨는 “축제를 통해 우리나라 고래잡이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됐고, 울산 장생포의 고래와 관련된 역사를 보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조현진 기자 busa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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