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의 새바람 지역화폐가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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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의 새바람 지역화폐가 뜨고 있다
포커스 자금 역외유출 최소화, 소상공인 소득 증대로 지역경제 활성화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06.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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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지자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자체마다 대부분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를 이유로 지역화폐를 도입하고 있는데 지역화폐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보았다.

5~10% 할인가격으로 구입, 현금처럼 사용

지난주 과천의 한 상가에서 만난 이은수(40)씨는 “지역화폐로 매달 아이 학원비 20만원을 포함해 40만원을 결제하면 1년에 29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지역경제와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니 일거양득이다”고 말했다. 1인당 매월 40만원 한도 내에서 액면가액의 6%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과천지역화폐(과천토리)는 종이형 상품권을 구매하거나 카드를 발급받아 충전・사용할 수 있다. 
지역화폐는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가 아니라 지자체에서 발행·관리하는 화폐로, 발행 지역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지역사랑상품권이다. 해당 지역 내에서만 소비·유통되므로 자금의 역외유출을 최소화하고 소상공인의 소득 증대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자는 취지로 발행되었다. 그러므로 그 지역에서 발생한 소득이 타지역으로 유출되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유흥업소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각 시·군은 지역 실정에 맞게 지류(紙類), 카드, 모바일 등의 형태로 발행하는데 유통 활성화를 위해 액면가 대비 5~10%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할인율에 해당하는 비용은 국비와 시비로 보전한다. 지역화폐는 1999년에 도입된 이후 지자체마다 하나둘씩 지역화폐를 만들면서 올해 연말까지 131개 지자체에서 2조원을 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43개 광역·기초단체의 50%를 넘어서는 수치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성공의 관건

경기도에서는 31개 시·군 전역에서 지역화폐가 순차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과천시는 지난 4월 25일 과천토리를 발행하여 음식점, 병원, 학원 등 940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했다. 이에 기자는 과천시 산업경제과 차미경 팀장을 만났다. 그는 “지역화폐로 청년배당과 산후조리비를 지원할 경우, 경기도에서 70%를 부담하기 때문에 도내 각 시·군이 화폐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화폐 사용으로 지역 내 거래 및 생산이 증가한다면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지역소비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지역도 발전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지역화폐 발행을 통해 도시가 쇠퇴위기에서 벗어난 지역도 있다. 군산은 조선소와 자동차 회사가 문을 닫아 초래된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시민들의 자발적 동참 노력이 결실을 맺어 가맹점 9000곳의 매출이 크게 늘었고, 투입예산 15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또한 2006년 전국 최초로 축제에서 지역화폐를 활용한 화천산천어축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룬 대표적인 사례다. 입장권을 사고 5000원권 상품권을 돌려받은 관광객이 행사장 또는 화천군에서 상품권을 사용함으로써 경제적 파급효과를 지역농민과 상인이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서울시 노원구에서는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지역화폐를 발행하였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QR코드를 보여주면 물건값이 결제되는 방식으로 노원구는 총 280개의 가맹점을 확보했다. 

가맹점 확대와 부정유통에 대한 관리 강화 필요

전 세계적으로 지역화폐는 3000여종이 넘는다. 이 가운데 영국 브리스톨市의 브리스톨파운드는 지역화폐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쳐 지역경제가 위축되자 기업형슈퍼마켓(SSM)을 통해 자금이 본사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내에 묶어 둘 방법을 강구하는 가운데 지역기업과 가게를 가맹점으로 모집했다. 지역공무원은 월급의 일부를, 시장은 연봉 전액을 브리스톨파운드로 받고 교통비, 지방세, 전기세 등 각종 세금을 지역화폐로 납부할 수 있게 되면서 가맹점이 빠르게 늘었다. 결국 공동체의식이 바탕이 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 것이다. 
반면 상인과 소비자의 이해가 충분치 않아 가맹점 수와 판매량이 적고 유통량도 정체되어 공무원의 지원이 없으면 운영되기 어려운 지역도 있다. 민간의 역할이 빠지고 자치단체가 일방적으로 주도한 결과다. 지역화폐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가맹점 확대와 화폐 사용자에 대한 혜택 강화는 물론 부정사용에 대한 유통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각 시·군·구에서 개별적으로 화폐를 만들기보다는 인접도시가 공동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양한 발행형태와 할인판매 등 운영적 측면 외에 근본적으로는 지역화폐의 필요성에 대한 지역구성원의 깊이 있는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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