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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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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속초 산불 한 달 아직 꺼지지 않은 갈등의 불씨[현장르포] 산불 이후 보상 관련 주민 불만, 갈등 해소 위해 대화의 장 마련해야

지난 4월 초 강원도 고성·속초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에게 깊은 화상을 남겼다. 산불 발생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그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요 피해지역을 찾아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여의도 10배 면적 잿더미, 2명 사망에 1289명 이재민 발생 

2019년 4월 4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야산에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고성군과 속초시를 덮쳤다. 정부와 지자체의 빠른 초동대처와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화마가 남긴 상처는 결코 얕지 않다. 이번 산불로 인해 2명이 사망했고 128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주택과 시설물 748채가 불탔으며 약 2832ha(여의도의 약 10배 면적)의 산림과 대지가 잿더미가 됐다. 정부는 강원도 고성·속초 등 5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한편 복구를 위해서 약 1853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기업과 국민들의 후원이 줄을 이어 산불 피해 성금도 오래전에 200억원을 돌파했다. 
산불이 발생한 지 어느덧 한달이 지난 시점에 온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그날의 기억은 잊혀져 가고 있지만 피해지역 주민들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지난 주말 기자가 만난 고성군과 속초시 주민들의 하소연 속에는 이런 현실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산불피해 이재민들이 머물고 있는 속초시 NH농협보험연수원을 찾아가 보았다. 연수원 관계자는 “이재민들이 차분하게 지내고 계신 것 같다. 고성군과 속초시 공무원들도 교대로 24시간 상주하며 주민들의 편의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보상금으로 인한 갈등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집을 잃었는데…, 속타는 피해지역 주민들 망연자실

산불의 발화지점과 가까워 큰 피해를 입은 고성군 토성면 주민들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듯 보였다. 하지만 검게 그을린 산과 마을 곳곳에 널려있는 전소된 가옥들은 불지옥을 방불케 했을 당시 상황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기자는 지역 주민들에게 구호물품을 나눠주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이곳에서 만난 탁지훈(가명, 54)씨는 “상황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주민들의 속은 말은 아니다. 특히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들의 어려움이 심각하다. 정부가 최대 6300만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하기로 했지만 집을 짓기에 턱 없이 부족한 액수다. 결국 대출을 받아서 집을 지어야 하는데 시골 농민들에게는 너무나 큰 부담이다”라며 망연자실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 거주하며 주택만 사놓았던 사람과 실제 거주민이 똑같이 보상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또 세입자들은 1000만원 정도 보상금을 받는다고 한다. 시내에서 집을 구할 수 없어서 시골까지 온 사람들인데 그 돈으로 어떻게 집을 마련하라는 건가?”라며 보상의 현실성과 형평성을 아쉬워했다.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 미비하다는 지적도 

산불피해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상당수가 고령이어서 구호물품 수령 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집이 산불로 전소됐지만 일주일 뒤에야 가봤다는 어느 공무원의 안타까운 사연을 꺼내놓은 이들도 있었다. 또 고성군은 속초시에 비해 피해지역이 훨씬 넓은데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속초로 구호품과 성금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피해지역 곳곳을 다녀보니 산불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이 걸어 놓은 현수막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수억대 피해를 입었지만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은 미비하다. 보상을 위한 법적 근거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주장이다. 
화재 발생 이후 한 달이 지난 현재 고성·속초 지역 주민들은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한편에서 갈등의 불씨가 조금씩 거세지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정부와 한국전력,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 대화를 통해 입장 차이를 줄여야 이해관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에 덧붙여 “강원지역 산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피해지역 주민들의 삶이 빨리 안정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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