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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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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해남 울릉도에서 만나다울릉도 특집 - ②

해녀하면 모르는 이들이 없지만 해녀와 똑같은 일을 하는 남성인 해남을 아는 사람은 적다. 울릉도의 해남으로서 청춘을 보냈던 신지호(46)씨를 울릉도 사동항에서 만나보았다.

“바닷속 물질의 매력,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물질(바닷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의 매력, 그것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20년을 들어가도 바닷속은 매일 새로운 세상이다” 10대 후반부터 약 20년 동안 해남의 길을 걸어온 신지호씨는 해남으로 활동했던 때를 이렇게 추억했다. 울릉도에는 해녀도 있지만 해남도 있다는 사실에 호기심과 기대감을 안고 울릉도 사동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신지호씨를 만났다. 
울릉도 토박이인 신씨는 어린시절 섬에 사는 아이 모두가 그렇듯 친구들과 늘 바다에서 살았으며 채취한 미역이나 전복 등을 팔아 용돈벌이를 했다고 한다. 함께 물질하며 놀았던 친구들은 모두 다른 길을 갔지만 신지호씨는 이 길을 계속 걸었다. 물질이 가장 쉽고, 물질이 가장 즐거웠기 때문이다. “바다의 수온은 육지의 기온과는 달리 12월의 수온이 3~4월까지 간다. 때문에 지금 계절의 해수 온도가 가장 낮으며 이맘때가 울릉도 바다에서는 미역과 소라가 가장 좋을 때”라고 설명했다. 또 울릉도에서는 먼 바다까지 가지 않아도 많은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으며 보통 물질할 때 수심 5~10m, 깊게는 20m까지 내려가 2분 이상 물속에서 견디기도 한다고 말했다.

관광특구 개발로 해산물 채취 활동 위축

해남으로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질문하자 “안 하고 싶다든지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 몸이 찌뿌둥하고 피곤한 날에 10분만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모든 피로가 싹 풀린다”며 해남 활동을 오래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울릉도에 해남과 해녀가 얼마나 있는지 물었다. “지금은 해남과 해녀를 찾아볼 수가 없다. 예년 같으면 이맘때 해녀들이 해변가에 하루종일 왔다 갔다 했는데 지금은 보다시피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울릉도의 거의 모든 바다가 어촌계(수산업협동조합법에 의해 지역별 수협 조합원들이 경제권을 중심으로 형성한 조직) 관할지역이고 사동항 지역이 그나마 자유롭게 채취할 수 있는 장소였으나 최근에는 관광특구 개발로 항만 단속이 심해졌다”며 더 이상 자신을 해남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은 “마을마다 어촌계가 있지만 진입장벽이 높다. 사실 어촌계에서 양식 종자에 한하여 채취를 금지하고 있지만 관리인들은 자연산 해산물의 채취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어 주민들과 분쟁이 잦다”며 섬에 살면서 미역 하나 자유롭게 못 따면 어떻게 섬에 살겠느냐며 이것이 바로 어촌 인구 감소 원인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울릉도 해녀·해남에 대한 지원과 관심 필요

현재 울릉도에서는 제주에서 출항한 극소수의 해녀들만이 활동하고 있다. 울릉도의 해녀에 대한 행정적 지원과 관심은 제주도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제주도의 경우 해녀문화를 보존·계승하기 위한 해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제주 해녀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을 정도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반면 울릉도는 해녀들의 진료비 일부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해녀·해남 육성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어촌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한 토론의 장에서는 어가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원인 중의 하나로 어촌계의 어촌 주민들을 향한 규제를 지적한 바 있다. 울릉도의 어족자원을 보호하고 그 생산성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어촌계 존재의 분명한 이유가 있겠지만 때론 어촌계의 가입 조건이나 까다로운 절차가 주민들을 몰아내고 있는 형국이 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물속에 들어가면 없던 힘도 생긴다는 그가 이제 피로를 풀기 위해서만 슈트를 입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울릉도가 바다를 사랑하는 주민들이 오래오래 편안히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터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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