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은 시대를 반영한 스토리텔링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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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은 시대를 반영한 스토리텔링 콘텐츠
[인터뷰] 대한민국 기성세대가 10대와 20대를 이해할 수 있는 장르로 평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03.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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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웹소설을 읽는 재미에 빠져있다. 웹툰과 함께 드라마, 영화의 원작으로 비중을 넓혀가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웹소설이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웹소설학과’ 신설

“웹소설은 기존의 문학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욕구가 충실히 반영된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보아야 할 것이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총장 이수형) 전혜정(39)교수가 웹소설에 대하여 내린 결론이다. 
최근 웹소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청강대가 올해 국내 최초로 웹소설학과를 신설했다. 기자는 지난주 서울시 마포구 한 카페에서 웹소설학과 전혜정 교수를 만나 웹소설의 인기 원인과 변화상을 들을 수 있었다.     
전 교수는 “순문학은 인간의 본성과 현실의 부조리를 반영하며 시대의 아픔을 표현한다.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려는 의지가 강한 요즘 젊은이들은 수탈과 억울함, 가난 등이 주소재인 근현대 소설에 대해 답답해하며 현실을 극복하고 통쾌하게 승리하는 판타지가 있는 웹소설에 더 끌린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인기 웹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KBS, 2016)’과 ‘김비서가 왜 그럴까(tvN, 2018)’가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웹소설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국내 웹소설 시장은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2016년 1800억 원 수준에서 2017년 2700억 원 규모에 이르렀다. 이에 네이버 ‘도전 웹소설’에는 지망생의 글 17만 편이 등록되어 있고 카카오페이지에는 2만 편 이상이 등록된 가운데 직장인에게 웹소설 작법을 알려주는 학원이 성업 중이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드라마로 2차 제작

웹소설은 웹을 통해서 처음 공개되는 소설로 지난 2013년 네이버에서 처음 쓰기 시작한 단어다. 웹소설은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스낵컬처로서, 연재하는 매회 긴장감과 흥미를 잃지 않고 스토리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조회수와 댓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인물 캐릭터와 대화 중심의 빠른 전개를 통해 독자들의 호응을 얻는 웹소설은 현시대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반영한다. 
전 교수는 “웹소설은 대부분 이번 생에 실패하고 절망한 주인공이 현재의 기억을 갖고 과거로 돌아가 잘못을 바로잡으며 시원하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회귀물과 환생물, 이(異)세계물이 주(主)를 이루는데 로맨스든 판타지든 대부분 새로운 세계의 룰이 주인공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거나 룰을 바꿔나가며 승리함으로써 통쾌함을 선사한다”며 대한민국 기성세대가 10대와 20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창(窓)이 웹소설에 있다고 주장했다. 
웹소설은 기존 문학에 비해 허무맹랑하다고 폄하되었지만 해외 판타지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과 몇몇 국내 작품이 드라마와 영화로 성공을 거두면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전 교수는 웹소설이 초창기에는 수준이 낮았지만 점차 순문학 장르 작가들의 웹소설 진출이 본격화되고 PC통신 시절부터 인터넷 소설을 썼던 작가들의 나이가 40세가 넘으면서 수준 높은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특히 기존 웹소설 독자에게 익숙하지 않던 공포소설 ‘곰탕(2018, 저자 김영탁)’이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운데 20~30대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웹소설을 즐겨 읽는다고 말했다. 

향후 수준 높은 인재 양성 필요 

다작, 다독의 경험과 함께 인생의 통찰력을 갖춰야 하는 순문학과 달리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웹소설 분야에는 글쓰기를 취미 또는 부업으로 삼는 10대부터 70대까지 의 사람들이 매달 수백 명 신규 작가들로 유입된다. 현재 국내 웹소설 작가는 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엄청난 경쟁 상황에서 정면승부를 가리다보니 당연히 글을 잘 쓰는 사람만이 살아남게 된다.   
청강대에 신설된 웹소설학과에 모집인원 30명을 훌쩍 넘는 400여 명의 학생이 지원해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전혜정 교수는 “웹소설이 한때 유행하는 콘텐츠가 아닌 산업으로 발전하여 수익을 창출하려면 체계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인재를 양성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본 학과에서는 장르문학비평, 전쟁사와 군사학, 디지털출판과 창업 등의 다양한 커리큘럼을 통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양질의 아카데미를 만들 예정”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재능 있는 창작자 발굴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웹소설은 침체된 국내문학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K팝과 K드라마를 이을 한류의 새로운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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