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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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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전체를 보고 日本을 바라봐야 합니다”최근 급격히 악화된 한일관계 양국이 함께 노력해야 상생의 길 열려

최근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정부의 화해치유재단 해산 등으로 인해 한일관계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에 동북아역사재단 이명찬 박사를 만나 한일 양국 간 갈등을 풀 해법을 들어보았다.

일본의 속내, 대등하게 성장한 한국이 불편

지난 10월 30일 우리 대법원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해자들에게 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 이번 달 21일,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공식화하자 일본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처럼 최근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한일관계를 풀어낼 해법을 묻고자 손꼽히는 일본 전문가인 동북아역사재단 이명찬(59) 박사를 만났다. 먼저 그는 쉽지 않은 문제라며 말문을 열었다. “과거사 문제로 인한 한국과 일본의 충돌은 구조의 변화라는 큰 틀에서 보아야 한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맺을 당시만 해도 한국과 일본은 국력 차이가 엄청났다. 그런데 지금은 거의 대등해졌다. 한참 뒤에 있던 나라가 일본과 견줄 만큼 성장해서 자꾸 역사 문제를 거론하니까 일본도 자존심이 상하고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최근 혐한 여론이 일본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를 문화적 차이에서 찾았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만국공법(미국 법학자 헨리 휘튼이 쓴 국제법 이론서)을 받아들였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준법정신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악법도 법이라는 인식이 강력히 자리잡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미 국가 간에 합의한 내용을 불평등, 불합리한 것이라며 문제 삼는 것을 일본의 평범한 국민들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논란, 한일관계 세계에 알린 계기 만들어

이 박사는 일본과 우리는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사건 하나를 설명했다. “2012년 광복절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가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우리에게는 이미 잊혀진 일이지만, 일본에게는 엄청나게 모욕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일왕을 국가의 상징이자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여기는 일본의 정서와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생긴 문제다.” 
오늘날 한일관계는 여러 난관에 봉착해 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일본이 속마음을 숨기지 못한다는 점이 관계 회복에 긍정적이라고 이 박사는 강조했다. “과거 일본의 마음을 ‘혼네와 다테마에(本音と建前)’라고 말했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가 역사 문제를 거론하면 본심을 감추지 못하고 바로 반응한다. 그래서 오히려 서로 대화가 원활해질 수 있다” 또 얼마 전 이슈가 된 방탄소년단 사건이 한일관계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민영방송 ‘TV아사히’가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원폭 투하 사진이 담긴 티셔츠를 입은 적 있다는 사실을 문제 삼아 입국 1시간 전에 일방적으로 방송 출연 취소를 통보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 세계 유력 언론이 앞 다퉈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보도했다. 한일관계를 세계에 알렸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이 우리 외교관들이 할 수 없는 큰일을 했다고 볼 수 있다.”

韓日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감대 있어

이명찬 박사는 한국과 일본이 계속 적대적인 관계로 남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쥐려고 한다. 한일 양국 모두 단독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나라다. 갈등도 있고 충돌도 있지만 힘을 합쳐야 한다는 큰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과거의 만행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국민 대부분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 한국과 일본의 인식 차이가 크다고 이 박사는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지만, 1993년 고노 담화 이후 오부치 게이조 총리, 간 나오토 총리 등이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한 적도 많다. 그래서 일본 내부에는 충분히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간극을 줄이지 못하면 계속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양국이 화해와 상생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국민들에게 차근차근 설명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명찬 박사는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이제 우리도 과거보다는 너그럽게 일본을 바라봤으면 한다. 일본의 잘못을 무조건 용서해 주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한일관계를 넘어서 동북아시아 전체를 보고 일본을 대해야 한다.” 그는 우리나라가 애국주의와 민족주의에 자존심까지 더해져 자칫 극단주의로 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계하는 듯했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이명찬 박사(59)
·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 前 국방부 자문위원 
·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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