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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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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들의 기록을 남겨야 하지 않나요?피플(People) - 대한민국 군인 및 참전 용사들의 사진 찍으며 행복해 하는 라미현 작가의 인생 이야기

의미 있는 일을 기록하는 데 자신의 젊음을 던진 이가 있다. 국가를 위해 개인의 삶을 희생한 군인들과 美 참전용사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라미현 사진작가를 만나보았다.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군인들을 기록

수많은 사진작가들 중 군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라미현(39, 본명 현효제) 사진작가. 그는 왜 화려하고 멋진 모델이나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 군인들의 모습을 찍게 됐을까? 궁금증을 안고 지난 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그의 스튜디오를 찾았다.
 라미현 작가는 2013년 우연한 기회에 육군1사단의 영상 제작 요청을 받으면서 대한민국 군인들을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를 얻었다. 당시 군인들의 모습은 그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는 “영상 제작을 위해 군 간부와 병사 50~60명을 인터뷰했다. 그중 군생활 28년 차인 한 간부가 군인으로서는 부끄러움이 없이 살았지만 한 가정의 아버지로, 한 아내의 남편으로서는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가족사진이 거의 없다고 했다. 또 영상 제작 과정 중 한 군인은 전역한 뒤 가족 여행 한 번 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는데 그때 내 안에서 뭔가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 군인들을 보며 ‘군바리’라며 업신여기곤 했는데 이들의 실상은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이었고, 이들은 이런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며 군인들의 사진을 찍게 된 배경을 차분히 설명해주었다. 

“작은 일 같지만 가치 있는 일이잖아요”

그가 군인들을 기록해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이 무렵이다. 라미현 작가는 2013년부터 군부대 50여 곳에서 장병 2천여 명의 사진을 촬영한 데 이어 2016년 ‘나는 군인이다’, 2018년 ‘우리는 군인가족입니다’, ‘한빛부대(남수단 파병 부대) 특별 사진전’ 개최 등 여러 차례 사진전을 진행하면서 군복촬영과 군인가족 촬영을 해왔다. 하지만 이 일은 소위 ‘돈 되는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활동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군대의 특성상 보안이라는 명목하에 군인들이 기억도 없이, 기록도 없이 그냥 소모품으로 지나가는 것 같은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작은 일 같지만 군인들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들을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미현 작가는 20대 초반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사진을 접하게 되었다. 당시 태상호 기자와 함께 사진을 찍으러 다니며 종군기자가 되는 꿈을 꾸었지만 영주권 문제로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귀국 후 한국 군인들을 촬영해 오다가 최근에는 美 참전 용사들의 사진을 찍고 있다. “2016년 국회에서 가졌던 전시회 기간에 참전용사 두 분이 지나가다 우연히 사진전을 보게 됐다. 그들은 자신이 참전했던 6.25전쟁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는 데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6.25전쟁 3년이라는 기간은 그들의 인생에서 3%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며 그 후로 지속적으로 참전용사들을 찍는다고 했다. 그는 기자에게 실제 미국은 국립묘지뿐 아니라 마을 곳곳에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참전 용사들의 활약을 일일이 기록하며 자유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자유의 소중함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에서도 그 변하지 않는 가치를 위한 일을 하면 모두 발벗고 나서서 도와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기자를 바라보았다. 

참전용사들에 감사 전하러 미국행 계획

라미현 작가의 사진 속 군인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뭔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진다. 어떻게 이런 표정이 나올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그냥 군인을 찍었다. 18년 동안 군 생활을 한 군인에게 ‘당신은 군인입니다’라고 한 마디 하면 그냥 군인의 표정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선물로 받는 군인들은 하나같이 행복해한다. 특히 美 참전용사들은 자신들을 위한 수많은 행사에서 손님이라는 느낌을 가졌던 것과는 달리 이제야 주인공이 된 것 같다고 말할 때 그는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라미현 작가는 내년에 미국으로 갈 계획이다. 2016년에는 약 30만 명 참전용사들이 생존했으나 올해 들어와 19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 사실이 그가 미국으로 가는 이유다. “앞으로 2년 후면 그들은 이 땅에 많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다. 그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라미현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가슴 속에 와 닿는 것이 있었다. 비록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가치 있는 일에 자신의 젊음을 던지는 그를 보며 요즘같이 자신만을 위한 삶이 만연해 있는 시대에 우리의 마음을 두드리는 ‘진정한 애국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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