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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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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재래흑돼지 똥돼지에서 천연기념물로~줌인(Zoom In) 제주 축산진흥원, 멸종 위기의 제주 재래흑돼지 보존·증식에 매진

육지와 격리된 채 고유한 특성을 간직해온 제주 재래흑돼지. 2015년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된 이 돼지는 한때 멸종 위기에 처했는데 이런 제주흑돼지의 순수혈통을 유지시키며 지금까지 보존·관리에 힘쓰고 있는 제주 축산진흥원을 찾아가 보았다.

제주 향토 문화로 자리잡은 재래흑돼지

제주도의 다양한 먹거리 중 특히 향토음식으로 유명한 제주흑돼지는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메뉴이다. 또한 이 흑돼지는 단순한 식용가축을 넘어 제주 지역의 생활, 민속, 의식주 등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제주의 전통문화로 평가받고 있다. 
일명 똥돼지라고 불리는 제주흑돼지는 예로부터 돌담을 둘러 터를 잡은 변소인 ‘돗통’에 두어 인분을 먹여 길렀다. 이 돼지는 각종 배설물과 음식폐기물을 처리하고 농사에 필요한 퇴비를 생산하면서 돼지고기의 제공으로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역할을 했다. 아울러 과거 제주도에서는 흑돼지고기가 혼례, 상례, 제사와 같은 집안이나 마을 행사에 빼놓지 않는 중요한 음식재료였다. 명절이 다가오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돼지를 잡아 나눠 먹었고 이를 통해 제주만의 독특한 음식 문화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돗수애(돼지순대)’, ‘돔베고기(돼지수육)’ 등에서 보듯이 제주흑돼지는 제주 향토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제주흑돼지는 오랜 세월 제주 기후와 풍토에 잘 적응하여 체구는 작지만 체질이 강하고 질병 저항성이 강하다고 알려졌다. 제주 지역에서는 삼국지위지동이전(3세기), 성호사설(18세기) 등의 고문헌을 통해 흑돼지를 길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어 제주흑돼지가 유서 깊은 제주 전통 가축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때 생산능력이 낮은 재래돼지의 능력개량을 목적으로 외국에서 다수의 개량종들을 도입했다. 이뿐만 아니라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 들어 미관상 문제와 비위생적이라는 이유로 화장실 개량 사업이 추진되면서 순수 재래돼지의 개체 수가 급감해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순수 혈통 250여 마리만 천연기념물로 지정  

지난 10월 초, 기자는 제주 재래흑돼지의 순수 혈통을 관리 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원장 정봉훈, 제주시 축산마을길 13)을 찾았다. 1980년대 후반기에 이르러 재래종에 대한 관심과 유전자원에 대한 인식이 고조되면서 제주 축산진흥원에서는 재래종 흑돼지 5마리를 확보해 순수 계통 번식사업을 시작하였다. 
김대철(52) 축산진흥과장은 “일반 돼지에 비해 체구가 작고 온 몸이 검은색 털로 덮여 있으며 코가 곧고 좁으면서 앞으로 길게 나온 것이 제주흑돼지의 특징이다. 제주흑돼지는 육지 재래돼지와는 차별된 혈통의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 고유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아 국가 차원의 종 보존을 위해 2015년 3월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흑돼지는 진흥원에서 키우는 250여 마리만 대상이다. 
천연기념물 지정 이후 소비자들은 흑돼지를 먹을 수 없는 것이냐며 우려하기도 했지만 현재 식당에서 먹는 흑돼지는 1930년대 수입된 외래종과 교잡(유전적 조성이 다른 두 개체 사이의 교배)된 것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재래종 토종흑돼지와는 다르다. 제주 토종 흑돼지는 보통 5~8마리 새끼를 낳을 수 있지만 개량종은 12마리까지 낳을 수 있고 크기도 토종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아 제주도 내 양돈 농가에서는 대부분 개량종을 사육하고 있다. 

가축질병 재해 대비 종(種) 보존 체계 구축에 심혈

최근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같은 악성 가축 질병으로부터 천연기념물을 지키는 일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제주 축산진흥원에서도 차량에 소독약품을 분사하고 흑돼지 돈사에는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는 등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었다. 또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흑돼지 암수 개체별 체세포와 생식세포를 채취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대철 과장은 “살아있는 동물의 세포를 영구 보존하려면 정자, 난자, 수정란과 같은 유전자원을 영하 179도에서 동결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인데 이것을 채취하는 기술적인 부분에 아직은 어려움이 있다”며 올해 좀 더 준비를 해서 내년에 유전자원 보존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돼지는 사람의 장기 구조와 유사하고 피부 적합도가 잘 맞기 때문에 의료용으로도 가치가 있다. 진흥원에서는 앞으로 대학 및 기업과 연계해 실험 및 의료용으로 제주흑돼지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리 민족과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제주 재래흑돼지의 유전자원 보존 및 보급은 천연기념물을 후대에 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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