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한 예로 식물과 미생물 간 형성된 기생을 들 수 있다. ‘아그로박테리움’이라는 미생물은 자신의 번식을 위해 식물을 조작하고 변형시킬 수 있는데 경우에 따라 식물에 ‘근두암종’이라는 암과 같은 질병을 유발시킨다. 이 암세포들은 식물에겐 필요없지만 세균이 자라는데 필요한 성분을 만들어내도록 변형되어 아그로박테리움이 잘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아그로박테리움은 자신이 가진 작은 DNA 조각을 식물세포 안으로 삽입시킨다. 식물세포는 삽입된 아그로박테리움의 DNA를 자기 것으로 착각하고 세균 DNA가 시키는 대로 정상 식물세포가 하지 않는 이상행동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원치 않지만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원함과 다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게임, 알코올, 마약 등에 중독되거나 또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럴 때 자책하고 후회하지만 거기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식물세포가 아그로박테리움 DNA에 의해 조종되듯이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다. 내 안에 내 생각이 아닌 다른 생각들이 기생하고 있을 때 이들의 존재를 정확히 분별한다면 그것에 끌려가지 않고 밝고 건전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윤준선/ 株.팜한농, 이학박사(식물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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