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매력에 빠진 다문화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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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매력에 빠진 다문화가족
줌인 건강은 기본, 가족간 소통 돕고 예의범절도 배울 수 있어 인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8.09.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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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문화가족에게 태권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조금 다른 외모와 문화적 차이로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들에게 태권도는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매개체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지난 15일, 국기원에서 다문화 태권도 축제 열려

“이얍!”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날아오른 여성의 발차기가 허공을 가르더니 정확하게 목표에 명중했다. 그 옆에서는 한 무리의 아이들이 절도 있게 품세를 선보이고 있다. 또 한쪽에서 태권도 겨루기가 한창이다. 세련되진 않지만 치열하게 공방을 이어가는 모습이 제법 매섭다. 
지난 9월 15일 서울 강남구 국기원에서 ‘주한 외국인 및 다문화 태권도 문화 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벌써 5번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약 800명의 주한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비록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국적과 인종, 세대를 초월해 태권도를 즐기는 모습은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태권도 경연대회, 세계문화공연과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공연 등이 다양하게 펼쳐졌으며 스페인·캄보디아·방글라데시 등 각국 대사들이 참여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행사를 주최한 (사)주한외국인태권도문화협회 김문옥(58) 회장은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태권도는 우리 문화를 몸으로 익히고 배울 수 있는 최고의 도구다. 강한 체력을 기르는 것은 기본이고 인성교육도 가능하다. 또 도장 사범들이 다문화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것도 장점이다. 가까운 미래에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이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서 살아가야 한다. 태권도는 그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태권도를 통해 한국문화를 배우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가족이 함께 도복을 입고 나와 서로를 응원하며 태권도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다문화가족에게 태권도는 한국문화를 배우는 귀중한 기회이자 소통의 수단이다. 자녀와 함께 참석한 한고은(자우티후엔짱, 30) 씨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가정을 꾸렸다. 그녀는 “태권도 덕분에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소재가 생긴 것이 가장 기쁜 일이다. 무엇보다 아이가 밝아지고 자신감을 얻는 것을 볼 때 너무 뿌듯하다”며 즐거워했다.
현장에서 도장을 운영하는 관장들은 태권도가 다문화가족의 사회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경기도 광명에서 태권도장을 운영 중인 이문찬(68, 9단) 관장은 “다문화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칠 때 한글과 예의범절을 함께 알려준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아이들의 변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태권도의 문화․교육적 가치 재평가해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거주 다문화가족 수는 96만 명이다.(2016년 기준) 이중 18세 이하 자녀는 약 20만 명에 달한다. 2015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보면 다문화가족 자녀가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그만둔 가장 큰 이유는 ‘학교생활과 문화가 달라서’(18.3%)였다.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라고 답한 이들이 무려 64.7%에 달했다. 또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평일 저녁시간을 주로 ‘게임, 문자 등 휴대폰을 이용’(29.6%)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족에게 태권도는 사회와 연결을 도와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오늘날 태권도는 206개국에서 수천만 명이 수련하는 세계적인 무예다. 또 단순한 운동 수준을 넘어서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 거주하는 약 100만 명의 다문화가족의 한국문화 적응을 도와주는 안내자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종주국인 한국에서는 초등학생이 배우는 운동 정도로 치부되는 등 그 문화적 교육적 가치가 평가 절하되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 태권도의 위상을 더욱 키우려면 태권도의 활용 방식을 다각화하는 한편 태권도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시각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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