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소상공인 구할 묘책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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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소상공인 구할 묘책 없을까?
핫이슈 전체 취업자 중 25.4%가 자영업자 베이비붐 세대·은퇴자 등 생계형 창업이 주류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8.08.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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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살려달라는 소상공인들의 아우성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이 역대 최대치인 87.9%에 달한 가운데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살펴보았다.

2017년 자영업 폐업률 87.9%로 역대 최대

얼마 전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피자 가게 사장인 조현천(38) 씨의 씁쓸한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경쟁업체 피자도 함께 배달한다는 그는 자신을 사장 겸 알바라고 소개했다. 
조현천 씨의 사례는 이 시대 소상공인들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통계는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은 역대 최대치인 87.9%에 달했다. 자영업을 창업해 3년간 생존할 확률이 37%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소상공인들의 여건이 급격히 악화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특히 ▲동종업체와의 경쟁 심화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부담 ▲경기 둔화로 인한 매출 감소 ▲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등이 큰 영향을 준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5.4%에 달한다. 미국(6.3%), 일본(10.4%)보다 훨씬 높다. 또 자영업자 대부분이 기회형 창업이 아닌 베이비붐 세대나 은퇴자들의 생계형 창업이다. 그래서 창업 자금 중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이런 이유가 얽히고설켜 있어 자영업의 위기는 곧 국가 경제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려주세요’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외침 

“브루투스 너마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줄리어스 시저』중 시저가 믿었던 심복 브루투스의 칼에 맞으면서 한 대사다. 최근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불복을 선언하며 거리로 나왔다. 현 정부를 향한 그들의 심정이 꼭 시저와 같지 않을까? 
최저임금은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국가 임금의 최저수준을 법으로 강제한 제도다. 1894년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시행되었으며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도입했다(당시 시간당 최저임금은 488원). 문제의 발단은 정부가 2019년 최저임금을 올해 7530원(전년 대비 16.4% 상승)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확정하면서다. 여기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10020원에 달한다. 이처럼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는 바람에 임금을 주고 싶어도 지급할 능력이 없다는 게 영세 소상공인들의 말이다. 약자를 위한 제도가 같은 약자인 소상공인의 숨통을 조이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9일, 소상공인연합회를 중심으로 여러 소상공인단체가 연합해 구성한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이하 소상공인연대)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에 ‘소상공인 119민원센터’를 개소했다. 그들이 배포하는 전단에는 기름 범벅이 된 갈매기 사진과 함께 ‘위기의 소상공인을 살려주세요’라는 절박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들은 왜 생계를 뒤로한 채 거리로 나온 것일까? 
소상공인연합회 고광석 편집홍보부장은 “2년 만에 최저임금을 무려 29%나 인상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고스란히 소상공인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소상공인 살리려면 단기+장기 대책 병행해야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 마련 ▲자영업자 임대료 완화 ▲자영업 관련 근로장려금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 또는 논의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기의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단기 대책뿐만 아니라 장기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장기적으로는 과감한 규제 철폐로 투자를 유치하고 신사업을 육성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생계형 창업보다 기회형 창업과 기술형 창업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소상공인연대는 오는 8월 29일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다. 살려달라고 호소하며 거리로 나온 소상공인들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한편 민노총 등 노동계는 대선공약대로 최저임금을 지금보다 더 올려야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 정부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노동자와 소상공인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다. 이 양측의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을 연구하고 찾아내는 것이 바로 정부의 과제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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