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세대 라디오 DJ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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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세대 라디오 DJ에 도전하다!
줌인 관악은빛라디오 프로그램, 시니어세대에 다양한 사회 경험 제공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8.08.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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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시니어들의 무한도전이 시작됐다. 최근 서울 관악구 평생학습관의 관악은빛라디오 프로그램은 문해교육(문자해독 능력 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이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등 라디오 DJ를 향한 꿈을 실현시켜주고 있다. 

어르신들의 사연 담긴 방송 시작할 계획

“안녕하세요? 희망 프로그램의 남영자, 하남례입니다. 오늘 소개할 노래는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입니다.” 
관악구에 사는 남영자(78) 씨와 하남례(68) 씨가 라디오방송녹음실 마이크 앞에서 낭랑한 목소리를 연출하며 방송 연습에 푹 빠져 있다. 오는 9월에 송출할 방송을 위해 이곳에 올 때마다 마이크를 붙잡고 연습에 열중했다. 2018년 성인문해교육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에 시작된 관악은빛라디오 프로그램. 이곳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요즘 날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21일부터 오늘 10월 8일까지 총 20회로 구성된 이번 교육은 서울 관악구평생학습관과 (사)관악공동체 라디오가 협력하여 진행되며 18명의 학생들이 사연과 신청곡 정하기, 대본쓰기, 녹음 품평 등 라디오에 관한 전반적인 커리큘럼에서부터 실제 녹음을 하는 과정까지 배우고 있다. 특히 강사로는 방송인 김보리, 아나운서 출신 이성화 등 라디오 진행 경력이 있는 방송인들을 초빙하여 현장감 있는 교육을 진행한다. 
김보리 PD는 “어르신들이 이 시간을 굉장히 즐거워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 교육과정 중 이루어진 연습을 통해 오는 9월에는 관악 FM 100.3㎒에서 방송되고 있는 ‘쾌지나 청춘’이라는 시니어 프로그램에서 한 시간을 할애해 이들의 사연을 담은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우지 못한 한(恨) 때문에 용기를 냈어요”

관악은빛라디오 수업에 참여하여 DJ를 꿈꾸는 시니어들은 관악구 평생학습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남영자 씨는 “나이가 있다보니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렇지만 방송 세계에 대한 호기심도 있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공부를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함께 라디오 교육에 참여하는 하남례 씨는 “우리 시대에 여자는 이름 석 자만 알면 된다며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는데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이렇게 평생학습관에 발을 들였고 라디오라는 신세계까지 접하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200여 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초등교육과정과 중등교육과정까지 학습하고 있으며 국어‧영어‧수학‧과학 등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관악구 교육사업과 평생학습팀 소미나(35) 평생교육사는 “배우지 못한 한 때문에 용기를 내어 뒤늦게 학습관을 찾은 이들은 누구보다 열정을 갖고 있어 이들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할까 고민하다가 관악은빛라디오를 준비했다”고 이번 사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글교육기관에서는 대개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글쓰기나 그리기를 진행하지만 자신의 사연을 말하기 좋아하는 어르신들의 특성을 고려한 라디오 방송 교육프로그램은 쉽게 접해볼 수 없는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비문해(非文解) 인구 축소 위한 프로그램 필요

대한민국 정부가 문해교육을 시작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비문해 인구 비율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18세 이상 성인 4004명을 대상으로 전국 성인문해능력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과 셈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기초적인 일상 문제 해결이 어려운 비문해 인구가 전체 성인의 7.2%, 약 311명이었다. 3년 전의 6.4%보다 증가한 것이다. 아직도 주위의 시선 때문에 글을 배우지 못하는 등 문해교육을 알지 못하는 잠재적 수요자들이 많다. 관악구 성인문해교육 잠재수요자는 3800여 명으로 조사되어 관악은빛라디오와 같이 다양한 영역과 접목된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한 상황이다.  
관악은빛라디오 관계자들은 문해 학습자가 라디오 리포터가 되어 문해학습자들의 이야기를 구성, 방송으로 송출하게 된다면 이를 계기로 보다 많은 성인문해교육 수요자가 평생학습관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성인문해교육 특성화 수업 ‘관악은빛라디오’는 실버들로 하여금 방송매체라는 새로운 세상을 통해 사회를 이해하고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주목된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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