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급식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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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급식이 최고~!
줌인 맛과 영양 모두 잡은 세경고 급식의 비결은 무엇일까?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8.07.1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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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은 단순히 끼니 해결을 넘어 학생들의 건강과 행복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최근 부실 급식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기도 파주시 세경고등학교의 특별한 급식이 화제가 되고 있어 찾아가 보았다.

“집밥보다 훨씬 맛있어요~”

얼마 전 충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소시지 한 개와 희멀건 콩나물국 등 빈약한 급식 사진이 공개되며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잊을만하면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부실 급식 논란이 계속 일어나면서 학교 급식체계 전반에 걸쳐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제 급식, 명품 급식이라 불리며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법한 메뉴로 눈과 입 그리고 마음까지 즐겁게 하는 학교 급식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주 기자는 화려한 급식 사진으로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되며 많은 학생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파주 세경고등학교(교장 이준화)를 방문했다. 급식실은 점심 준비시간이라 그런지 조리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이날 메뉴는 김치말이국수, 수제치킨퀘사디아, 약밥 그리고 시험기간을 맞아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초코파이와 음료수였다.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급식실은 이 시간을 기다리며 달려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친구들과 맛있게 식사를 하던 이효리(17) 학생은 “우리 학교 급식이 유명해져서 다른 학교 친구들이 전학 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심규열(19) 학생은 “집밥보다 학교 급식이 더 맛있다”며 만족해했다. 

수제메뉴로 단가 낮춰 차별화된 메뉴 구성 가능

이렇게 세경고 급식이 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 것에는 김민지(29) 영양사의 노력이 한 몫을 했다. 특별 이벤트로 생일축하의 날, 수다날(수요일은 다 먹는 날), 세계음식의 날 등 11가지 테마를 정해 학생들이 선호하는 메뉴로 특식을 제공한다.  나물로 토핑을 올린 나물피자, 일본식 라면인 돈코츠 라멘, 인도 향신료로 만든 탄두리 치킨뿐만 아니라 제철 과일을 갈아서 만든 과일 에이드 등 평소 학교 급식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독특하고 풍성한 메뉴가 눈길을 끈다. 
김민지 영양사는 “전국의 여러 영양사들과 소통하며 메뉴 개발에 도움을 얻기도 하고 요즘 인기 있는 요리 방송을 보면서 새로운 메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했다. 
한편 질 높은 급식을 제공하다 보니 비싸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사실 세경고의 급식 단가는 4천 원으로 다른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 영양사는 수제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단가가 낮아져 특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제로 하면 준비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든 부분도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이 좋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니까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김 영양사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6년 학생건강증진분야 유공자로 선정되어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소리함 설치 등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김 영양사가 5년 전 세경고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밥을 먹지 않는 학생들이 수두룩할 정도로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는 “학교 급식에 대해 이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미안하고 속상해서 다양한 식단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그 이후 점차 급식에 대한 만족도가 상승하는 것을 볼 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영양사의 노력에 더해 학교 측의 지원도 식단 개선에 큰 영향을 끼쳤다. 세경고는 전체 급식비에서 식재료 비중이 70% 정도라고 한다. 보통 학교 급식에서 식재료 비중이 50% 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나머지는 운영비와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외에 공과금, 시설유지비 등의 예산은 학교에서 지원한다. 한편 학교 측은 급식실에 소리함을 설치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의 건의 내용 중 개선 가능한 부분은 반영하고 아침방송을 통해 답변을 해주기도 한다. 
학교 급식은 학생들에게 단순히 한 끼 해결의 개념이 아닌 균형잡힌 식단을 통해 건강유지, 학교생활 만족도 및 학업 집중도로 직결되는 문제로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런 가운데 세경고 급식은 영양사와 조리원들의 정성과 함께 교장선생님 및 직원들의 지원과 협조가 뒷받침되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맛과 영양이 뛰어난 급식을 제공하며 늘 더 나은 한 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기에 파주 세경고는 학생들의 건강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대한민국 학교 급식의 모범이 되고 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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