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6일 부산 을숙도에 부산현대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살아 있는 생태공원으로 사랑받아온 을숙도에 현대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섬으로 재탄생했다.
미술관 외벽부터 차별화, 수직정원 눈길 끌어
부산현대미술관(부산 사하구 낙동남로 1191)은 개관 후 첫 주말에 관람객 2만 명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미술관 외벽의 정원 예술 작품인 ‘수직정원(Vertical Garden)’은 시민의 발길을 끄는 ‘집객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수직정원이란 흙 없이도 공기 중의 수분과 기체화된 영양분을 바탕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식물들을 건물 벽과 같은 수직면에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정원이다.
세계적인 명성의 식물학자 패트릭 블랑(Patrick BLANC)은 정원은 땅 위에 있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흙이 없는 수직 콘크리트 벽 위에 에어 플랜트를 이용한 수직정원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국내에 자생하는 175종의 식물을 미술관 외벽에 식재했다. 이 작품은 을숙도(천연기념물 제179호)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해 자연과 예술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패트릭 블랑(65)은 “전 세계 320여 곳에 수직정원을 설치했는데 그 중 부산은 날씨가 혹독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식재한 식물이 잘 자라리라 예상한다”며 “미술관 외벽에서 계절마다 변하는 다양한 꽃과 식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문화 플랫폼 역할을 기대
오는 8월 12일까지 진행되는 개관전은 ‘수직정원’, ‘토비아스 스페이스’, ‘미래를 걷는 사람들’, ‘사운드미니멀리즘’, ‘아티스트 프로젝트Ⅰ,Ⅱ,Ⅲ’의 다섯 개 전시로 구성된다. 전시장은 영상, 소리, 빛 등을 활용한 국내외 설치작품으로 구성되며, 전시 외에도 어린이 예술도서관 등 미술관 내외부를 아우르는 아트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어린이 예술도서관은 을숙도 갈대밭을 창작 소재로 다룬 4,000여 권의 장서를 9개의 주제로 분류해 어린이들이 쉽게 책을 찾아보고 책에 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외에도 미술관 전시와 예술작품의 주제를 탐색하는 전시회 연계 ‘기획서가’, 어린이 아트투어 프로그램 ‘아트트랙’, 주말 가족 창작 워크숍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김성연(54) 부산현대미술관장은 “개관 전시는 친환경 미술관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 기획됐다”며 “부산 전체를 아우르는 문화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와 교육, 체험 프로그램들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10:00~18:00 운영되며, 개관전 관람료는 무료다.
부산/ 박소영 기자 busan@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