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 지역 주민이 함께 나서다
상태바
자살예방, 지역 주민이 함께 나서다
줌인 가평군, 지역 특성에 맞는 주민 밀착형 자살예방사업 추진 결과 자살률 감소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8.06.08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13년째 자살률 세계 1위이다. 따라서 자살예방 대책 마련에 각 지자체가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가평군(군수 김성기)은 지역 특성에 맞는 자살예방사업 추진 후 자살률이 감소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어 화제다.

우리나라 13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작년 12월 한 아이돌 그룹 멤버의 자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우리나라의 자살은 남녀노소, 빈부격차를 막론하고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 3092명으로, 하루 평균 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살률은 2011년 이래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13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며 자살공화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3.3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의 2배가 넘고, OECD 평균 노인 자살률(18.4명)과 비교하면 무려 3배에 이른다. 
정부는 자살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 확산되자 자살예방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해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자살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치단체들 또한 상황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가평군은 주민을 활용한 자체안전망 시스템 모델을 개발해 자살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자살 위험 있는 주민 찾아 전문기관에 의뢰

지난주 기자는 지역민과 함께 자살예방에 힘쓰고 있는 가평군 자살예방센터(센터장 김도훈)를 찾았다. 가평군은 자살예방사업 시행 이전 자살사망률이 경기도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자살률이 높았다. 이 가운데 교육과 예방, 홍보를 통한 지역주민의 정신건강 증진을 도모하고 생명존중 문화 정착을 위해 2013년에 센터를 개소했다.
가평 자살예방센터 민경희(50, 사진) 팀장은 “가평은 농사를 많이 짓고 있는 지역이라서 노인인구 비율이 높다. 지역은 넓고 노인인구가 많다 보니 보건소나 센터에 접근하기 어렵고 센터에서도 자살 위험이 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맞춰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가평군은 126개의 리(里)단위 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각 마을마다 지역 사정에 밝은 이장, 노인회장, 부녀회장 등을 교육시켜 자살 고위험군을 발견하고 센터나 기관에 연계시켜줄 수 있는 ‘생명지킴이’를 양성했다. 이들은 마을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마음건강 전수조사를 실시, 우울 및 자살의 위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관리하고 보건소나 센터로 연계해 상담을 받거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가평군은 ‘생명지킴이’ 외에도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는 ‘가호도우미’, 주민교육을 담당하는 ‘생명사랑 강사’ 등을 양성하여 지원센터에서 관리하기 힘든 곳까지 찾아가 자살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주변에 관심 갖고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

가평군은 2013년부터 자살예방사업 시행 후 자살 사망자 수가 매해 줄어들어 경기도 1위, 전국 26위였던 자살률이 2016년에는 경기도 8위, 전국 118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사업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생업에 바쁘거나 자살이란 말을 언급하기가 어려워 참여하길 망설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민 팀장은 “한 마을에 자살자가 발생하면 ‘저 사람도 죽는데 나는 살아서 뭐하나’ 또는 ‘신호를 보냈는데 내가 알아차리질 못 했어’ 등의 죄책감을 갖게 된다. 결국 그 마을 전체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은 이 사업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126개리 마을 전체가 다 같이 자살예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몇 년 전에 한 어르신은 아들이 사망한 후 우울증을 겪으면서 자살 위험이 매우 높았는데 생명지킴이 교육을 받은 마을 이장이 찾아와 관심을 가져주고 주변 이웃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며 회복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주변에 관심을 갖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이 자살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민 팀장은 강조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