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을 극복한 건강한 우리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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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을 극복한 건강한 우리 사회
연재 기획특집 - ③ 사회 분위기와 시스템의 변화로 중독 문제 해결할 수 있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8.03.3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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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 동안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중독 문제의 심각성과 그 해결을 위한 활동 사례들을 소개했다. 이번 주는 시리즈 최종호로 중독사회에서 벗어나 건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살펴보았다.

Contents
     1. 중독에 신음하는 대한민국
     2. 함께하면 끊을 수 있습니다 
  ▶ 3. 중독을 극복한 건강한 우리 사회

반복적 욕구 생기는 뇌의 기전이 중독의 주 요인 

중독(Addiction)은 ‘특정 행동이 건강과 사회생활에 해를 끼치는 것임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집착적 강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중독에 빠지는 걸까? 전문가들은 이를 뇌 변연계의 도파민 시스템으로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박을 해서 크게 땄을 때 느꼈던 쾌감 또는 마약으로 기분이 좋아질 때 이는 뇌 변연계의 도파민 보상 관련 학습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뇌에서 도파민 분비가 이뤄지면 흥분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되므로 그 행동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중독 증상이 있지만 이들 중독 현상의 신경계 메커니즘은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청소년 도박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단지 용돈을 조금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스마트폰 도박으로 수십, 수백만 원의 빚을 지게 된 학생들의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SNS 게시물에 달린 광고 페이지에 호기심을 갖고 이를 클릭한 한 고등학생은 “그곳에서 ‘스포츠 토토, 알라딘, 달팽이’ 등의 게임으로 처음에 10만 원을 따는 짜릿한 경험을 했다. 게임에 몰입하면 할수록 배당이 낮은 경기에는 흥미가 떨어지고 점점 과감하고 무모한 베팅을 하게 됐다”라고 경험담을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보통 ‘남용’과 ‘의존’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중독의 의존 증상인 ‘내성’이 점점 더 강력한 자극을 요구하는 것이다. 

중독 해결 위한 가족 및 주변인의 역할 중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임정민(42) 팀장은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도박에 빠져 있다. 통제력에 문제가 생기고 내성이 생겨 금단현상으로 이어지면서 돈과 관련된 거짓말이 늘어나게 되고 제2, 제3의 범죄로 이어진다”고 도박 중독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19년 간 경마 중독으로 고통했던 50대 남성은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을 만큼 경마의 쾌락은 지독했다’고 말했다. “처음 적은 돈으로 큰돈을 따면서 경마에 빠졌다. 그러나 잃을 때가 더 많았고 잃은 돈을 만회하려다보니 더 심각하게 경마에 빠져들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다. 이혼과 자살기도, 항암치료가 이어졌지만 경마의 쾌락을 느끼면 항암 치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라며 만약 자신의 중독 상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도박 중독의 폐해는 가정 파괴는 물론 가족을 포함한 모든 주변인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도박 중독 치료를 실천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가족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하는 것이 가족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비난이나 집착, 빚에 대한 질책 등은 도박 중독자의 행동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해당 가족이 중독자임을 정확하게 인지시키는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또 도박 중독은 단순한 의지의 문제나 성격의 문제가 아닌 질병으로 인식하고 치료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중독,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과 희망가져야  

도박이든, 알코올이든, 마약이든, 모든 중독 치료는 마라톤과 같아서 잠깐 중독에서 벗어났다고 너무 좋아할 필요도, 또는 중독 증상이 재발했을지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도 없다. 중독 치료는 시일이 조금 오래 걸리지만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과 희망을 버리지 않아야 하며 치료 과정은 일상의 일부일 뿐이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진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제 중독 문제의 해결 방법을 사회적·문화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중독은 유전이 아닌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중독에 관련된 환경의 접근성을 차단시키는 것 또한 주요 과제로 꼽는다. 
여과 장치가 없는 인터넷 TV, 도박이나 교도소를 미화하는 방송매체, 음주에 대해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 등이 우리를 중독사회로 몰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정민 팀장은 “특히 불법 도박 사이트는 인증제가 아닌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로도 쉽게 접근이 되기 때문에 청소년 도박의 중독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경우처럼 스포츠 배팅에 대해 실명전자카드 발급을 의무화하여 청소년 이용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법적 규제를 강화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이제 중독을 극복한 건강한 우리 사회를 희망한다면 △중독에 대한 의식의 변화와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 그리고 △시스템의 전환 등에 대한 노력이 다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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