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筆房(필방), 역사와 匠人精神(장인정신)으로 명맥을 이어가다전통문화 시리즈-②

요즘 서예를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붓·벼루·먹·종이 등을 취급하는 필방도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도 장인정신으로필방의 전통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Contents
     1. 쇼핑거리로 변질된 인사동 전통문화거리
 ▶  2. 필방, 역사와 장인정신으로 명맥을 이어가다
     3. 현대와 소통하며 계승해야 할 한복의 정신

서예 배우는 인구 줄면서 학원·필방도 감소 추세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붓·먹·종이·벼루인 문방사우(文房四友)를 가까이 해왔다. 전통사회에서 서예는 군자의 덕목이며 심성을 바르게 잡는 수양의 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중들의 관심이 서예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그 진정한 가치도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서예는 소수 전문가들의 예술활동, 혹은 서예 동호인들이나 하는 취미활동 정도가 되어 가정에서는 붓과 먹, 벼루가 사라지게 되었고 이들을 취급하는 필방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또한 동네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서예학원도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춰 버렸다. 
서울 신당동에서 서예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숙(56) 원장은 “서예는 인내력, 집중력을 기르는 인성교육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서예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최근 젊은 세대들은 입시교육에 더 치중하다 보니 학생들이 많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전통 서예문화 보존을 위한 관련 교육 필요

지난주, 기자는 60년대부터 우리나라 필방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을 찾았다. 서울의 대부분 필방이 이곳에 밀집되어 있지만 그마저도 붓이나 한지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문을 닫는 필방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열림필방 강권진(72) 대표는 인사동에서 30년 넘게 필방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는 서예가로서 서예 보급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글씨체를 개발하여 특허를 받을 정도로 서예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그는 “글씨를 쓰는 것을 좋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필방을 시작했다. 예전엔 교과 과목에서 서예가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붓이나 벼루 등을 사러 필방을 많이 찾았다. 하지만 요즘엔 서예나 한문을 필수로 배우지 않은 지 오래됐을 정도로 학교에서도 서예교육을 등한시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 대표는 무엇보다 우리 전통의 서예문화가 보존되기 위해서는 서예의 필요성과 함께 관련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인들을 보호하고 예우하는 문화 정착해야

더불어 이렇게 전통을 이어온 필방을 운영하며 우리나라 전통 붓 제작에 평생을 바친 이도 있다. 바로 호산붓박물관을 설립한 김진태(66) 관장이다. 인사동 문화거리에 위치한 이 박물관 안에는 중국과 일본의 것을 포함한 1000여 점의 다양한 붓과 벼루, 먹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14세의 어린 나이에 필방에 들어간 김진태 관장은 50년 넘게 붓 제작 외길을 걷고 있는 장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일본과 중국을 다니며 붓의 제작법 및 역사와 자료를 수집하고 배우는 한편 사라져가는 우리 붓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2011년 호산붓박물관을 세웠다. 또한 우리 전통 붓의 문화를 국내외에 알리고 모필 제작법을 전수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외국에는 여러 명이 분업화하여 붓을 제작하기도 하지만 김 관장은 모든 과정의 작업을 다 하고 있다. “붓 한 자루가 완성이 되려면 102번의 반복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붓 제작 기술을 전수하며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지만, 값싼 중국산 붓이 들어오면서 경제적 이유로 그만두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일본은 전통기술과 장인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육성하며 그 맥을 이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도 전통 기술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장인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붓 제작하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전통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전통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열림필방이나 호산붓박물관 같이 아직까지 전통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있다. 이들을 지원하는 정부의 합당한 정책, 그리고 전통문화 가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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