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토종개 ‘동경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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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토종개 ‘동경이’를 아시나요?
줌인 일반 개와 달리 꼬리 없는 점이 특징 보존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천연기념물로 지정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10.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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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주로 외래종을 키우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토종개에 대한 관심은 점차 멀어져 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 있는 다수 토종개들 중 경주개 동경이를 소개한다.

신라시대부터 경주지역에서 키운 기록 남아

말티스, 시츄, 푸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외국 견종의 이름을 듣는 것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지난해 농림축산부의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견종 1위는 이탈리아의 ‘말티스’로 나타났다. 반려견 10마리 중 2.6마리는 말티스를 키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진돗개, 삽살개, 풍산개 등 고유의 품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려견으로 키우는 가정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공동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구가 크고 활동성이 강한 품종을 기르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에 주로 미니어처로 개량된 외국 견종을 많이 키우다 보니 현재 우리 토종개는 겨우 몇 종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중 고려시대 경주의 옛 지명을 나타내는 ‘동경(東京)’에서 유래된 동경이는 우리나라 토종개 중 문헌기록상 가장 오래된 개로 긴 세월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해 왔다. 
동경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진돗개와 비슷하지만 꼬리가 없거나 아주 짧은 것이 특징으로 ‘댕견·댕댕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동경이는 신라시대부터 경주 지역에서 널리 사육되었으며, 삼국사기나 성호사설 등 오래된 역사서나 옛 문헌에 동경이에 관한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5~6세기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토우에서도 동경이로 추정되는 짧은 꼬리의 개 토우가 다수 발견되기도 하였다.

꼬리 없다는 이유로 천대, 멸종 위기에 처하다
   
동경이는 꼬리가 없다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했다. ‘기형견이다, 재수가 없다’ 하며 천대를 받거나 죽임을 당하여 점차 사라졌고, 그나마 남아 있던 동경이들도 잡종 교배로 특성을 잃어 갔다. 게다가 일제강점기 때 일본 군인의 외투나 장화 제작을 위해 우리나라 토종개들을 대규모로 학살하면서 결국 동경이는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렇게 멸종될 뻔했던 동경이가 복원 노력 끝에 토종개로 인정받아 2012년에 천연기념물 제540호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토종개로서는 진돗개와 삽살개에 이어 세 번째다.
동경이 복원에 주도적 역할을 한 동국대 동경이 연구소 최석규(59) 교수는 “각 나라의 토종개를 보면 그 나라의 민족성을 알 수 있다. 동경이 또한 우리 민족의 품성 자체를 그대로 닮았다. 온순하고 공격적이지 않으며 사람과 친밀하다”고 말했다. 동경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순수하게 보전하기 위해서는 혈통 관리가 제일 중요했기 때문에 최 교수는 경주지역에서 잡종화 된 꼬리 짧은 개 70여 마리를 전부 찾아내 유전자 및 외형을 분석했다. 그리고 동경이 혈통을 갖고 있는 개만 계속해서 교배를 시켜 혈통을 고정화시켰다. 이외에도 동경이의 역사적 기록을 찾을 뿐만 아니라 사단법인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설립을 주도했다.  

혈통 보존 위해 경주지역에 한해서 분양

한편 동경이는 털 색깔에 따라 백구, 황구, 흑구, 호구(호랑이 무늬)로 나뉜다. 그런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까지 시간이 길지 않아서 흑구와 호구의 개체 수는 백구와 황구에 비해 적은 편이다. 최 교수는 “흑구와 호구 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흑구와 호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현재 혈통이 고정된 동경이는 약 400여 마리에 이르렀으며 족보도 6, 7대까지 형성되어 있다. 아직은 동경이 혈통 관리를 위해 타 지역으로는 분양하지 않고 있으며 경주시민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위탁 분양해 키우고 있다. 또한 경주의 양동 마을과 용명 탑골 마을은 동경이 마을로 지정되어 대부분 농가가 동경이를 키우고 있으며 마을 구석구석에 동경이 벽화도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훈련장에서는 동경이 훈련이 매달 이뤄지고 있다. 동경이는 체구가 작은 편이지만 용맹하고 사람과의 친화력이 뛰어나 인명 구조견, 화재 감시견, 시각장애인 안내견뿐만 아니라 치매 등 노인 정신 안정을 위한 치료 도우미로도 활동하고 있다.
멸종 위기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경이. 우리 토종개 동경이를 보존하고 세계적 명견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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