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쓰고 얼~쑤, 어깨가 덩실 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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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쓰고 얼~쑤, 어깨가 덩실 덩실~
특집 [추석특집] (사)양주별산대놀이보존회, 우리나라 대표 산대놀이의 명맥 유지에 혼신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9.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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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추석과 같은 큰 명절이 되면 탈춤이나 전통놀이가 펼쳐져 명절 분위기를 만끽하곤 했다. 요즘은 이러한 공연을 쉽게 접하기 어려워지고 있지만 양주별산대놀이는 오늘날까지 전해오며 전통문화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당대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으로 묘사

“얼~쑤, 얼~쑤! 양팔을 9시 방향으로 편 후, 무릎을 굽히며 둥글게 돌아보세요~” 추임새를 내며 어설프지만 한 동작씩 춤사위를 배우는 사람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지난 9월 23일, 양주별산대놀이 상설공연이 열리는 양주별산대놀이마당(경기도 양주시 부흥로1399번길 47)에서는 공연 시작 전, 몇몇 관람객들이 공연장 한가운데 나와 춤사위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한 관람객은 “요즘춤과는 매우 다르지만 왠지 신명나요”라며 즐거워했다. 
이어 장구와 피리소리가 울리며 본 공연인 ‘파계승 놀이’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무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도를 거의 통달한 늙은 중이 속세에 내려와 미(美)와 색(色)에 빠져 파계를 하게 되는 내용으로 이 무대는 대사 없이 독특한 춤동작으로만 진행되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무대 또한 당시 특권계층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담고 있었으며, 유쾌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대사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러한 전통 공연을 처음 관람했다는 손세준(여, 백석고1) 학생은 “선생님의 권유로 왔는데 처음에는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마지막 무대에서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아팠어요”라고 말했다.

한양 놀이패와 구분 지어 별(別)산대로 명명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하나인 탈춤은 강원도에서는 가면극이라 일컫기도 하고 경상도 이남 지역에서는 들놀음 또는 오광대라고 부른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서는 산 모양으로 만든 거대한 야외무대인 ‘산대(山臺)’에서 놀이판을 펼쳤다고 하여 산대놀이라 불렀다. 약 250년 전부터 추석, 단오 등 크고 작은 명절과 비가 오길 기원하는 기우제 행사 때에 양주고을 사람들은 한양의 ‘사직골 딱딱이패’를 초청하여 산대놀이를 즐겼다. 그런데 그들이 워낙 유명해서 지방공연 및 기타 사정으로 양주에 자주 오기 어려워지자 양주 사람들이 직접 탈을 만들어 산대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 바로 이 양주별산대놀이로 본(本)산대와 다르다고 하여 별(別)산대라 칭하였다. 
다른 지역 탈춤에 비해 선이 굵지 않으며, 부드럽고 단아한 춤사위를 특징으로 하는 양주별산대놀이는 그 역사성과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었다.  

전통문화 전승 단절 위기, 국민적 관심과 지원 필요

(사)양주별산대놀이보존회(회장 이해윤)는 양주별산대놀이를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공연을 개최할 뿐만 아니라 전수자들의 교육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체험학습을 통해 별산대놀이가 어떤 것인지 알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양주시와 보존회 간의 갈등으로 인해 양주별산대놀이의 맥이 끊길 우려도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회원들이 생업을 위해 직업을 갖고 있는 데다 지원금도 부족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보존회 회원들은 양주별산대놀이를 후대에 물려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날 공연을 한 이수자 고경민(46) 씨는 “어린이날은 늘 공연을 하러 다니다 보니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어 미안한 마음도 있다. 지금은 아이들이 아빠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양주별산대놀이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요즘 현대사회는 산업화와 물질문명의 발달로 전통문화의 가치가 소외되면서 지역 무형문화재가 단절될 위기에 놓여 있다.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서는 경제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형문화재를 감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체계적인 홍보와 국민적 관심이 전통 문화의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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