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중요한 건 팩트(fact·사실)다!’라는 말을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정말 팩트만 알면 전부를 아는 것일까? 어쩌면 사람들이 갈등하고 대립하는 것은 팩트를 몰라서가 아니라 각기 다른 해석을 하기 때문이다. 법원에서 소송을 하면 똑같은 사실을 놓고 원고와 피고가 하는 말이 다르다. 팩트는 눈에 보이는 사실들, 법적으로는 증거들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사실을 해석하는 데 가장 기초적인 단초가 될 뿐, 실제 해석에는 상상력이 동원된다. 똑같은 두 개의 점을 놓고도 사람에 따라서 직선을 그릴 수도 있고, 원을 그릴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상상하면서 산다. 즉, 앞에 있는 팩트를 놓고 나름대로 해석하고 그림을 만들어낸다. 병에 걸린 사람들 중에는 곧 죽겠다고 하는 사람과 조만간 나아서 건강하게 지낼 거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또한 시험을 앞두고 떨어질 것 같다는 사람과 합격하여 가족들과 기쁨을 누릴 거라는 사람, 넉넉하지 못한 경제적인 형편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비참하다고 하는 사람과 그런 것과 상관없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따라서 중요한 건 팩트만이 아니라, 그 팩트를 해석하는 데에 인생이 달려 있다. 
박문택 변호사/ 법률사무소 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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