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무성한 녹음을 즐기며 걷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마침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대한민국을 지켜낸 선조들의 피와 땀이 녹아 있는 걷기 여행길 10곳을 선정했다. 그중 세 곳을 골라 소개해 본다.
북한산둘레길 2코스 순례길(서울 강북구)
아기자기한 숲길이 깔끔하게 조성돼 있어 온 가족이 함께 편안히 걸을 수 있다. 민주화의 성지 4.19국립묘지를 비롯해 3.1운동, 임시정부, 헤이그특사 등 나라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온 삶을 바친 순국선열의 흔적들이 둘레길 곳곳에 있다. 코스는 솔밭 근린공원에서 이준 열사 묘역 입구까지 2.3㎞ 정도의 거리이다.
강화나들길 2코스 호국돈대길 (인천 강화군)
남과 북의 강물이 함께 흐르는 바다를 따라 걷다보면 외국과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섬을 빙 둘러 만든 돈대를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이 바로 호국돈대길이다.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는 길이지만 풍경만은 전국의 여느 코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강화역사관을 출발해 갑곶돈대, 광성보 등을 거쳐 초지진까지 돌아보는 17㎞의 코스로 약 6시간 쯤 걸린다.
백화산 호국의 길 (경북 상주시)
구수천(석천)변을 따라 백화산 옛길을 복원한 이 산책로는 신라 태종 무열왕 때는 삼국통일의 전초기지가 되었고, 고려시대 몽골침입 당시에는 몽골군과의 격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또한 임진왜란 때는 의병들의 주 활동지였다. 본래 ‘구수천 옛길’로 불리던 이 길은 아름다운 경관이나 길이 지닌 문화·역사적인 의미에 비해 덜 알려져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출렁다리를 지나 팔각전망대에 오르면 숨통이 확 트일 것이다. 경로는 옥동서원에서부터 옛 반야사터까지 약 5㎞의 거리이다.
이번에 선정된 길은 대부분 민족의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 이 나라를 지켜낸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으로 길을 걸어보는 것도 호국보훈의 달 6월에 걸맞은 의미있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정보는 걷기여행길 종합안내포털(www.koreatrail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