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해 5도엔 꽃게 대풍 어민들 얼굴에 웃음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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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해 5도엔 꽃게 대풍 어민들 얼굴에 웃음가득
핫이슈 지난 4월 ‘서해 5도 특별경비단’ 창설 이후 중국 불법 조업 감소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5.2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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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 5도’ 주변에서 꽃게잡이가 한창이다. 지금도 남북한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북방한계선(NLL) 앞에서 늘 긴장감과 싸우며 조업 중인 어민들을 만나러 인천 옹진군 연평도를 찾아가 보았다.

올해 서해 5도 꽃게 대풍, 작년 대비 20배 증가

늘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했던 ‘서해 5도’에서 오랜만에 어민들의 함박웃음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꽃게 어획량이 작년 동기대비 20배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꽃게가 대풍인 이유는 꽃게 유생(어린 꽃게) 분포밀도가 높아지고, 강수량이 늘어나는 등 꽃게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이라는 게 서해수산연구소의 말이다. 
하지만 어민들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작년부터 연평도 해역에 인공 어초가 설치되고, 지난 4월에는 ‘서해 5도 특별경비단’이 창설되면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하루 평균 210여 척 정도 나타나던 중국 어선이 올해는 50여 척 정도로 대폭 줄어들었다고 한다. 
서해 5도는 인천광역시에 속한 백령도ㆍ대청도ㆍ소청도ㆍ연평도ㆍ우도 등 5개의 섬을 일컫는 말이다. 지리적으로 NLL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크고 작은 군사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1999년 이후만 해도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항상 남북 간의 군사충돌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기에 어민들은 늘 불안감을 가지고 조업을 할 수 밖에 없다.

연평도에서 조기가 사라진 이유는?

서해 5도 어민들의 생생한 삶을 들여다보러 꽃게잡이가 한창인 인천 옹진군 연평도를 찾아가 보았다. 지금이야 ‘연평도’ 하면 꽃게가 먼저 떠오르지만, 과거 연평도는 국내 최대의 ‘조기파시(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시장)’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했다.
당시 금빛 생선 조기 덕분에 연평도 지역경제가 얼마나 호황이었는지 ‘서울 종로보다 연평도에서 움직이는 돈이 더 많다’, ‘연평도에서는 강아지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연평도에 있는 어선이 3천 척이 넘었고, 인구 역시 5만 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늘날 연평도 일대에서 조기를 찾아볼 수 없다. 연평도의 화려했던 조기파시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마을 골목에 그려진 벽화와 몇 장의 사진이 전부다. 연평도 조기파시가 쇠락하기 시작한 것은 6·25전쟁 이후부터다. 전쟁이 끝난 후 어로한계선이 설정되자 조기잡이 어장 일부가 북한으로 편입되면서 어획량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어선의 크기가 커지고 어구가 현대화 되면서 조기를 무분별하게 남획한 것이 조기가 자취를 감춘 이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6월 수산자원연구소가 우량 참조기 치어 60만 마리를 연평도와 인천 연안에 방류하는 등 연평도 조기파시를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 

무분별한 남획 막아 미래 먹거리 보존해야

한편, 연평도 어민들 사이에서는 멀지 않은 미래에 꽃게 어획량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과거 조기를 사라지게 했던 무분별한 남획과 불법조업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연평도 어촌계장 박태원(57) 씨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국내 어민들의 불법조업은 여전하다. 불법어구를 사용하거나 사용이 금지된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들며 좋은 제도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배워야 한다며 말을 이어 갔다. “일본은 어민들에게 하루에 어획할 수 있는 양을 지정해준다. 그리고 어민들이 잡은 생선은 수협이 전량 수매하여 유통 한 다음, 판매 수익금을 어민들에게 전달한다. 소규모 어민들의 자립을 돕겠다는 취지다”라고 말했다. 
어렵게 다시 찾아온 서해 5도의 꽃게 대풍을 이어가려면 지속가능한 어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또한 당장의 이익만이 아니라 바다와 공존하는 어업, 후손들을 위해서 해양 생태계를 보전하는 어업을 지향하는 것이 과거 조기파시의 전철을 밟지 않는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민수 기자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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