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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 대한 신뢰가 최고의 선물입니다
특집 [제36회 스승의 날 특집] 스승의 날 맞아 현직 교사들의 진솔한 이야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5.1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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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2017년 스승의 날이다. 최근 스승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 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 현재 일선학교에서 근무 중인 교사들을 만나 이들의 애환과 보람 등을 서로 이야기하며 교사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영란법 시행 후, 달라진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을 앞두고 기자는 박현옥(57, 둔촌중), 김신용(45, 한남초), 정진하(37, 용산초) 교사들과 한자리에 모여 요즘 스승의 날은 어떤 분위기인지 들어보았다. 
정진하: 올해 스승의 날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후 처음 맞는 날이라 좀 더 경직될 수도 있겠지만 법이 시행되기 몇 해 전부터 분위기는 이미 많이 바뀌었다. 선물이나 꽃은 받지 않고 혹시 가져온다 해도 돌려보내고 있다.
김신용: 감사의 선물을 거절하면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려니까 학생과 교사 사이라도 어색해지고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
박현옥: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우를 갖추고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반면에 ‘우리 아이가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에 의무적으로 스승의 날을 챙기는 학부모들도 있다. 이런 의도가 때로는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하는데 최근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그 어떤 선물도 받지 않으니까 청렴 교육을 실시하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꼭 선물이 아니더라도 편지로 마음을 표현하면서 분위기가 더 좋아지는 면도 있다.

애로사항 많지만 교사라는 직업에 자긍심 가져

김신용: 요즘에는 학생들의 인권의식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교권이 실추되거나 침해되는 경향이 있다. 주위 동료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학부모들과 상담을 할 때도 교사를 대하는 태도가 예전 같지 않고 함부로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박현옥: 자녀를 통해 자신이 부당한 평가를 받았다거나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교육청으로 바로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런 민원을 해결하려고 하다 보면 교사라는 직업의 의미가 점점 사라진다는 느낌이 든다. 나중에 오해가 풀어져도 교사에겐 그런 일들이 마음에 상처로 남기도 한다.
정진하: 처음 교사로 부임했을 때는 잘 가르치고 싶었고 열정도 많았다. 때론 아이들에게 엄격하게 대하기도 했는데 ‘내가 너무 무섭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었다. 그런데 가르쳤던 학생들에게서 몇 년 후에 편지나 이메일로 연락이 왔다. ‘선생님, 늘 바른 길로 이끌어주시고 옳은 것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인사를 받을 때면 도리어 내가 고맙고 기쁘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때론 버거워도 옳은 것을 가르친다는 믿음과 강한 마음으로 학생들을 이끌어 갈 때 교사로서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학생들의 인성 형성에 교사의 역할 중요

김신용: 교사가 학생들에게 교과지식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인성을 교육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교사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 교사를 불신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학생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기 마련이다. 교사를 믿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정진하: 학교라는 공간은 지식전달을 넘어 아이들이 서로 부딪히고 마음의 갈등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중요한 공간이다. 그 안에서 아이들을 바르게 자라도록 이끌어 주는 일을 하는 것이 교사라고 생각한다. 
박현옥: 이제 막 교사가 된 요즘 젊은 선생님들을 보면 우리 때와는 또 다른 세대 간의 차이를 느낀다. 기성세대든 젊은 세대든 간에 교육현장에서 자신만의 교육철학과 소신을 갖고 일선에서 앞장서 나가는 교사들이 점점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기: 인터뷰 내내 기자가 만난 교사들 모두 “힘들 때도 있지만 나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기에 내일도 어김없이 교단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 교직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이러한 스승이 있기에 아직은 우리 교육계를 부정적 시각으로 어둡게 바라볼 필요는 없겠다는 마음이 든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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