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언어장애인 위한 쉼터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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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언어장애인 위한 쉼터 생긴다
연재 장애인의 날 특집 - ② 서울시 최초 노원구 수화통역센터 내 농아인 쉼터 개소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4.2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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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농아인(청각·언어장애인)들은 수화통역센터의 도움이 늘 필요하다. 이에 최근 이러한 농아인들을 지원하는 수화통역센터 내 맞춤형 휴게 공간인 ‘농아인 쉼터’가 조성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 농아인 중 70%가 60대 이상의 고령자

일반 복지시설 이용이 어려운 청각·언어장애 노인을 위한 쉼터가 지난 3월 28일, 서울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2016년 기준 서울시에 등록된 농아인은 42,620명이며, 이 중 70%인 29,670명이 60세 이상인 고령 농아인이다. 이들은 의사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주로 자치구에 있는 수화통역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수화통역센터는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멀어 접근성이 나쁘고 면적도 협소하다 보니 불편한 부분이 많았다. 이에 서울시는 열악한 수화통역센터 환경개선과 함께 수화통역센터를 이용하는 고령 농아인을 위한 쉼터를 마련했다. 
지난 주 기자는 노원구 상계 2동 원터행복발전소로 확장 이전한 수화통역센터 내 농아인 쉼터(노원구 상계로 23길 17)를 찾았다. 이곳에는 수화통역사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장애인 상담과 각종 민원에 대한 통역업무 수행, 수화교육 및 한글, 정보화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원구는 강서구에 이어 서울시에서 농아인이 
두 번째로 많은 자치구로 노원구에 살고 있는 농아인은 3,100여 명이며 1일 평균 30여 명의 청각·언어장애 노인들이 수화통역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교류도 하고 대화도 나눌 수 있어 좋아요”

수화통역센터 안에 있는 농아인 쉼터는 일반 가정집 같은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고 몇몇의 노인들이 소파에 앉아 자막으로 된 TV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사랑방 안에서는 바둑을 두거나 수화로 대화를 나누며 모임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강지아 수화통역사는 “청각·언어장애인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장애인과는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수화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병원이나 은행 등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노인정이나 복지회관에서 일반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일반 쉼터에서 생활하거나 여가를 즐기기가 힘든 농아 노인들을 위한 쉼터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는 요가, 게이트 볼 같은 체육활동과 나들이 및 캠프 등의 야외활동 외에도 역사탐방, 시사정보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청각·언어장애인들에게 맞는 교육을 해야 하고 수화통역사도 필요하기 때문에 강사 섭외가 쉽지 않다고 한다.
수화통역센터를 종종 찾는 황영진(86, 하계동) 할머니는 “집에 혼자 있으면 대화할 상대도 없고 심심한데, 쉼터가 생기면서 같은 장애를 가진 노인들과 서로 교류도 하고 여러 가지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지역 님비(NIMBY)현상 극복하고 상생공간 만들어

농아인 쉼터를 개소하면서 시의원 및 구청장 등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장애인 시설에 대한 부정적 편견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래서 운동시설이 갖춰진 건강쉼터 같은 편의 시설을 주민들과 함께 이용하고 주차장도 밤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역주민들과 서로 배려하고 함께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상현 노원구 수화통역센터장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나 인식이 점점 개선되고 있고 장애인 시설 또한 발전하고 있다. 수화통역센터 및 농아인 쉼터가 청각·언어장애인들을 위한 복지관의 역할을 보충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직은 정착해 나가는 과정에 있지만 앞으로는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노원구에 이어 오는 7월 도봉구에서 두 번째 쉼터 개소 등 올해 농아인 쉼터 5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연차적으로 쉼터를 개소해 향후에는 25개 모든 자치구에 쉼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 20일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보내면서 농아인 쉼터처럼 장애인을 배려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거리를 좁혀간다면 진정한 복지국가, 행복한 나라가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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