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봄, 발가락으로 그린 한 폭의 그림이 내 마음을 두드린다
상태바
2017년 봄, 발가락으로 그린 한 폭의 그림이 내 마음을 두드린다
줌인 구족화가 최웅렬 화백 작품 전시회와 부모교육의 콜라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3.24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서초구청 대강당에서 이색적인 그림 전시회가 개최됐다. 공동육아 커뮤니티 ‘맘키움’이 주최한 이번 전시회에는 200여 명의 부모들이 참가해 심오한 최 화백의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었다.

뇌성마비 환자에서 구족화가로 변신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3월,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하고 준비하는 이 때 특별한 마음을 선물하는 그림 전시회가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월 22일(수)부터 23일(목)까지 서울 서초구청 대강당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마음여행 ‘마음이 보이면 행복해져요’라는 주제의 작품 전시회 및 마인드 강연이 열렸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공동육아 커뮤니티 ‘맘키움’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19회째 부모교육을 진행하면서 아이들과 부모 모두에게 꼭 필요한 강연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활동해 왔다. 특별히 이번에는 장애를 통해 행복과 감사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최웅렬 화백을 초청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많은 전시회를 가진 최웅렬 화백은 발로 그림을 그리는 특별한 화가. 그는 생후 7개월 때 겪은 뇌성마비로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왼발 발가락 사이에 붓을 끼워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이다. 강원도 평창 출신인 그는 1998년 춘천에서 가졌던 개인전을 시작으로 작품 전시회를 시작했다. 2012년부터는 대만과 홍콩, 일본 등 아시아 각국에서 개인전 및 마인드 강연을 진행했고,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사춘기 시절에는 사지를 거의 사용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부끄러워하며 길가의 나무에 기대어 한없이 울기도 했던 그였지만 발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됐다고 한다. 

마음으로 보아야 보이는 그림들  

‘설명을 들어야 보이는 그림, 마음으로 보아야 보이는 그림’이라 불리는 최웅렬 화백 작품 전시회는 22일 테입 커팅식을 시작으로 이틀간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박성중 국회의원, 최호정 서울시의원, 박옥수 IYF 고문, 그리고 지역 초등학교 교장 및 많은 인사들이 참석해 전시회 개장을 축하해주었다. 
최 화백은 총 30여 점의 작품 중 ‘올챙이’라는 작품을 소개하며 마인드강연을 시작했다. “올챙이는 다리가 있나요, 없나요? 없다구요? 그런데 어느 날 뒷다리, 앞다리가 쏙 나와요. 그건 없던 다리가 아니라 몸속에 있다가 자라서 나오는 거예요.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에는 마음으로 보면 보이는 것이 참 많아요”라는 내용이었다. 유머스러운 입담이 어우러진 최 화백의 강연에 관람객들은 빠르게 몰입됐다. 
그밖에도  ‘마음으로 보면 보인다’라는 한 가지 주제로 여러 가지 작품을 소개했다. 특히 “어린 시절 저에게 반드시 네가 먼저 죽어야 한다며 술주정하시는 아버지를 참 많이 원망했었는데 마음의 눈으로 아버지를 보니 혼자 남을 저를 생각하시며 가슴아파 하셨고, 자식인 저를 생각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말하는 최 화백의 이야기를 들으며 관람객들은 대부분 눈시울을 붉혔다.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생각게 해

가장 흥미로웠던 순서는 최웅렬 화백의 시연회 시간이었다. 최 화백은 200여 명의 관람객에게 둘러싸인 채 왼발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에 붓을 끼워 넣고 자연을 담은 한 폭의 수묵화를 탄생시켰다. 관람객들은 노련한 붓놀림으로 명암을 조절하는 모습을 숨죽이며 지켜보았고 또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참석한 한은미(37) 씨는 “발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본 것도 신기했고 화백님을 보며 제가 가진 것 하나 하나에 감사함을 느끼며 눈물이 났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맘키움과 최웅렬 화백의 콜라보로 진행되는 이색적 만남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주최 측은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건강한 신체를 가졌지만 욕구와 불평만 늘어가는 요즘 시대 부모와 아이들이 최 화백의 강연과 그림을 통해 그의 밝고 건강한 마음을 배우길 바란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최 화백은 인생을 여행길에 비유하며 “여행길엔 조금 불편해도 괜찮잖아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해맑은 그의 표정은 보다 편안한 삶을 위해 끊임없이 욕망을 분출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고정연 기자 jyko@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