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YF Good News Corps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이 약 1년 동안 세계 80여 개국 각국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주로 선교·교육·문화교류 등을 통해 현지인들과 마음을 나누며 희생정신과 감사를 배우고 돌아온다. |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향기를 전한다. 지난 2월 전국 11개 도시와 일본 2개 도시에서 펼쳐진 2017 굿뉴스코 페스티벌에서 들려줬던 이혜윤(23) 단원의 사연은 많은 관객들을 감동시켰는데, 그녀를 만나 그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6학년 소녀의 가슴 아픈 사연
작년 한 해 국제청소년연합(IYF)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소속으로 남태평양 섬 ‘피지’에 다녀온 이혜윤 단원. 지난 주말 복학을 코앞에 둔 분주한 시간이었지만 이혜윤 단원은 흔쾌히 시간을 내 주었다. 굿뉴스코 페스티벌 무대에서 그녀는 “여러분, 제가 몇 살로 보이세요?”라고 서슴없이 숨기고 싶은 자신의 약점(?)을 소개하며 체험담을 발표했는데, 실제 만나보니 작은 키에 귀여운 인상이어서 얼핏 보면 초등학생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녀의 가슴 아픈 사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 백혈병 진단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어린 나이에 오랜 시간의 병원 생활과 남들처럼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수술에, 방사선치료를 지속해야 하는 것과 통증을 이겨내는 것이 힘겨웠다고 했다. “병원생활 4~5년의 시간 동안 동생은 어린 나이에 누나에게 골수이식을 해주느라, 엄마는 병간호 하느라, 아빠는 엄청난 금액의 병원비를 마련하느라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그렇게 가슴이 아플 수가 없었어요”라고 눈시울을 적셨다. “다행히 2회에 걸친 골수이식 수술을 통해 몸은 건강하게 회복이 됐어요. 하지만 멈춰버린 성장으로 작은 키와 방사선 치료로 인해 머리숱이 적어진 제 자신을 보고 있으면 슬프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늘 그냥 웃자, 웃는 게 좋은 거라는 마음으로 웃고 다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몸은 나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치료하지 못했던 거죠.”
행복을 전하며 보낸 피지에서의 1년
대학생이 된 후 그는 주변 선배들로부터 IYF 굿뉴스코 해외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환경이 열악한 남태평양의 섬나라에 가보고싶어 ‘피지’로 떠났다고 했다.
피지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지내며 많은 봉사활동을 했지만 그중에서도 선교사와 함께 지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하루는 선교사님이 ‘혜윤아, 넌 왜 마음을 가린 채 늘 웃고만 다니니?’라고 하시며 ‘네가 가진 마음의 상처는 상처가 아니라 아름다운 흔적이고 네가 겪었던 어려움은 너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마음에 희망을 줄 수 있어’ 하고 말씀하셨어요.” 그 후 한 시골마을 ‘라세라세’ 지역을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19년 동안 소아마비로 누워 지내는 리씨라는 여학생과 그의 이모를 만났고, 리씨를 소개하면서 남의 일 말하듯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이모를 보며 그동안 아픔과 상처를 가린 채 살았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리씨와 이모에게 자신의 마음을 터놓고 마음이 나으면 몸도 그 마음을 따라간다는 이야기를 했고, 리씨의 이모는 “혜윤, 네가 다시 여기 왔을 때 리씨는 걸어 다니고 있을 거야”라며 행복해했다고 작년의 일을 추억했다.
병마와 싸우는 학생들에게 희망 주고 싶어
그녀는 IYF 굿뉴스코 해외봉사는 타 해외봉사 프로그램과 이런 면에서 정말 다르다고 말했다. “구호물자를 나눠주거나 아픈 사람들을 위한 의료봉사도 좋지만 리씨를 만나면서 그들에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선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내 11개 및 일본 2개 도시에서 순회 공연을 마친 후 그녀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감사 문자를 받았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직장동료들과 굿뉴스코 페스티벌 공연을 본 후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불치병에 대해 이야기하며 좋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며 감사의 문자를 보내온 것이다. 또 어떤 학생은 성장판이 멈춰버린 자신의 아픔을 친구들에게 얘기하게 됐다는 등 오늘날 마음을 가린 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일본에서는 혜윤 단원의 체험담이 많은 일본인들에게 감동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이혜윤 단원은 아동복지를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더 공부해서 자신과 같이 병마와 싸우며 학창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그들의 진짜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며 그 마음을 치료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유난히도 웃는 미소가 맑은 혜윤 학생을 보면서 비록 자그마한 몸이지만 그안의 ‘마음의 세계’는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정연 기자 jyko@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