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변화가 공존하는 곳 보수동 책방골목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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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변화가 공존하는 곳 보수동 책방골목에 가보니
Goodnews BUSAN 635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3.0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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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차가워진 바람이 어느덧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독서하기 좋은 계절인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중구에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책 향기를 맡으며 가을의 추억을 쌓아보자.

저렴한 가격에 책 구입할 수 있어 인기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을 가르는 중구로 위쪽 대청사거리에는 ‘보수동 책방골목’의 상징물인 여러 권의 책을 들고 있는 아저씨 동상이 있다. 이 동상에서 조금 걸어가면 보수동 책방골목 입구가 나온다. 책방골목의 역사는 1950년 6·25전쟁 당시 함경북도에서 피난 온 한 부부가 헌 잡지 등을 팔면서 생계를 꾸려나가던 곳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1970년대에는 7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며 지금의 골목을 형성하게 되었다. 
특히 이곳은 가난한 지식인들의 쉼터이자 돈이 없어 새 책을 구입해 보지 못했던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에 책을 살 수 있는 곳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비록 지금은 1960~70년대와 같이 북적이지는 않지만, 희귀본이나 고서를 구하기 위해 수집상들이 찾고 있으며, 신학기 때는 일반서점 보다는 참고서 등을 20~30% 싸게 구입할 수 있어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찾고 있다. 
광주에서 여행 차 이곳을 방문한 이경수(52) 씨는 “보수동 책방 산책은 추억으로 가는 낭만열차를 타는 기분이 든다. 초등학생 시절에 읽었던 어린이 잡지 ‘어깨동무’ 에서부터 야구만화의 대명사인 ‘독고탁’까지 만나 볼 수 있어 정말 반가웠다”고 말했다.

시대 변화에 맞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 접목

보수동 책방골목은 디지털시대 속 아날로그의 감수성을 간직한 곳이지만, 그렇다고 옛것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원, 어린이도서관, 이민아 시인의 ‘낭독서점시집’과 같은 독특한 전문서점,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즐길 수 있는 북 카페, 인터넷을 이용한 헌책 판매 등 변해가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수성 책방골목번영회장은 “2010년부터 책방골목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미래를 위한 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변화의 중심엔 반드시 책이 있어야 한다”며 “보수동 책방골목에 책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접목하고, 공원처럼 편안한 공간인 ‘책 마을’로 만들어 전국적 명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책을 사고파는 곳에서 시작해 책을 매개로 다함께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변해가는 보수동 책방골목은 오늘도 조용히 부산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부산/ 박소영 기자 busa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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